청주시 장암동 4300평 저수지에 자연산 연 가득
마을 주민들 ‘장암동 연방죽’으로 불러, 보전대책 필

 청주시내에 연(蓮)이 장관인 곳이 있다. 4300평의 저수지에 연이 가득 자생하고 있는 이곳은 장암동 장군암 옆으로, 오고 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요즘처럼 뜨거운 여름에는 저수지를 가득 메운 연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이곳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명 ‘장암동 연방죽’이라 불린다.

 최근까지 이 저수지를 관리해온 최진관 산·미·분·장동 주민자치위원장(71)은 “연이 정확히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지만, 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도 있었다. 비가 오면 연잎을 쓰고 다닌 기억이 난다. 전에는 빨간꽃들이 온 저수지를 뒤덮었는데 언제부턴가 꽃이 대폭 줄었다. 지난해 전라도 사람이 와서 연을 팔라고 했는데 거절했다. 자연산인데다 환경적으로 보전할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장암동 주민인 민유순(72)씨는 “내가 20살에 이 동네로 시집왔는데 당시는 연이 없었다. 다만 저수지에 가물치와 여러 가지 물고기가 많아 동네사람들이 낚시를 많이 했다. 그러다가 저수지가 오염돼 고기가 없어지더니 몇 년 후 연이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저수지를 가득 메웠다”며 “전보다는 꽃의 양이 상당부분 줄었는데 올해는 근래들어 많이 핀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씨는 “전에는 동네 청년들이 연꽃의 열매인 연밥을 내다 팔기도 했다. 연밥은 식용으로 쓰인다. 요즘에는 팔 정도가 안되지만 과거에는 꽤 많은 수확을 거뒀다”며 “소문을 듣고 오는 사람들이 연꽃을 꺾어가 동네 사람들이 지키기도 했다. 연꽃은 향이 얼마나 좋은 지 모른다. 차를 타고 가다 일부러 내려 향을 맡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자랑했다. 최 위원장과 민씨가 기억하는 장암동 연의 역사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몇 년전부터 꽃의 양이 대폭 감소했다는 점은 일치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연의 보전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동네주민들이 지켰으나 청주시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진형 산·미·분·장동장은 “연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전주 덕진공원이 부럽지 않다. 이 곳은 흙속에 묻혀 있는 진주인데 사람들이 많이 알면 훼손될까봐 걱정이다. 앞으로 연꽃 보전대책을 강구해 청주시의 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편 연에는 왜개연꽃, 가시연꽃, 수련과 어리연꽃 등이 있고 식용 및 관상용인 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의 상징적인 꽃인 연꽃은 더러운 진흙속에 피면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특징이 있다. 또 하나의 상징성은 인과동시(因果同時)의 의미. 꽃이 필 때 열매인 연밥이 함께 자란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이는 원인이 결과를 만들고 결과가 다시 원인을 만든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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