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개선시킨 개선형 LED 신호등은 함체(函體) 무게가 기존 LED 신호등에 비해 45%나 가볍습니다. 또 빨강 노랑 녹색등에 씌워져 있는 차양, 즉 챙의 길이 역시 기존 신호등은 240mm나 되는 데 반해 제가 개량한 신호등은 100mm에 불과합니다.”
요즘 청주시내 건널목에 눈에 확 띄는 신호등이 점차 늘고 있다. 기존 전구식 신호등보다 밝기(휘도)가 훨씬 뛰어난 LED 신호등이 속속 설치되고 있는 것이다. 이 LED(발광 다이오드) 방식 신호등은 국가 연구기관에서 개발, 민간부문에 기술을 공개함으로써 전국의 교차로마다 빠르게 기존 전구식 신호등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청주만 해도 LED 신호등을 제작,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청에 납품하는 업체가 서너 곳에 달할 정도로 새로운 교통신호체계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직장생활은 순탄한 편이었어요. 청주에 있던 AMK에서 생산기술 분야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태일정밀 개발실장(1984∼86년)으로 자리를 옮겼고, 1988년까지는 경기도 수원에 있는 퍼시픽 콘트롤이라는 전자회사에 스카우트돼 잔자사업부 부서장으로서 기술인의 길을 대과없이 밟아나갔습니다.”
그는 그때 좀더 자중했어야 했다고 했다.서울 올림픽이 있던 1988년 기술인의 신분대신 ‘경영인’으로 변신한 그는 약 5년간 현대전자에 3.5인치 FDD를 납품하고 삼성전기에 비디오 헤드를 생산, 공급하는 등 사업가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끝내 쓴 맛을 봤다. “기술을 다루고 개발하는 일은 지금도 자신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개발 실력과 경영은 전혀 다른 차원의 영역인 것 같습니다. 기술은 실력과 정직으로만 승부해도 되는 분야지만 경영은 그렇지 않거든요.” 고 대표는 사업 실패로 인해 밑바닥의 좌절을 맛보기 직전만 해도 주성대에서 강의까지 했던 실력파다.
“LED 신호등은 소비전력량이 100w정도로 400w인 전구식의 20%에 불과한 반면 사용시간은 전구식(4000시간)의 약 25배인 10만 시간(약 5년)에 이르고 신호등으로서 최고의 중점이 두어져야 할 시인성 역시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우수한 제품으로 전국에 걸쳐 신호등이 모두 LED 방식으로 바뀔 경우 연 1억 7000만 Kw의 전력절약 효과-1개 수력발전소의 발전량-가 기대된다는 연구결과가 에너지관리공단에 의해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더구나 전구식 처럼 고열로 인한 열화현상 때문에 휘도가 떨어지는 감쇄현상도 없죠. 게다가 자연광이 정면에서 비추거나 안개, 우천시 등 변화무쌍한 일기상태에서도 뛰어난 휘도를 발휘합니다.”
자신이 개발해 낸 ‘개선형 LED 교통신호등’에 대해 특허를 출원해 놓고 있는 고 대표는 “신기술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당국의 적극적인 인식 형성 및 실험-검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신호등에 제때 전원을 공급하거나 중단하는 전원공급장치(SMPS)까지 자체 기술로 설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