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총학생회장 출신 직원 2명 소지 문건, 단대학생회 ‘당근’·총학생회 ‘채찍’ 담아

2년 연속 부실대학에 이름을 올린 청주대가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총학생회 무력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대는 7일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 발표에서 ‘D 마이너스’ 등급으로 2년 연속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이날 오전 대학본부 학생과 사무실에서 총학생회 김기선 부회장이 직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책상위에 놓인 ‘2015학년도 2학기 학생지도방안’이란 제목의 문건을 놓고 실랑이가 벌어진 것. 총학생회를 겨냥한 내용을 보고 들고 나오려는 김 부회장에게 직원 2명이 힘으로 제지하고 나선 것. 목과 허리 등에 타박상을 입은 김 부회장은 병원으로 후송돼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청주대 총학생회와 교수회,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충북교육연대는 1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측이 작성한 ‘2015학년도 2학기 학생지도방안’ 문건을 공개했다. A4용지 한 쪽짜리인 이 문건에는 ‘총학생회는 단과대학생회의 범대위(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 탈퇴 후 학생동원 능력 상실함. 단과대학생회는 범대위 탈퇴 후 총학생회와 거리를 두고 있음’이라는 적었다.

또한 단과대학생회에 대해 “현재 ‘학교 친화적’이고 현 상황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단과대학생회에는 학교가 선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등록금 회계로 단과대학생회 활동을 지원하고 단과대 학생회장들과 정례 간담회를 하겠다” 명시해 학생회 기구에 노골적으로 개입할 의도를 드러냈다. 최근 청주대범비대위에서 동반탈퇴한 7개 단과대학 학생회에 ‘당근’을 제공해 총학생회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

총학생회는 “총학생회 부회장이 이 문건을 들고 따지는 과정에서 교직원 두 명으로부터 폭행당했다. 이들을 폭행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을 제지한 두 직원은 과거 청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작성한 문건처럼 ‘학교 친화적’인 총학생회장 출신을 졸업후 교직원으로 채용한 셈이다. 이후 자신이 몸담았던 총학생회를 무력화시키는 일에 앞장서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협잡과 공작’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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