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주(蘇州)의 매력은 단아함이다. 결코 과장되지도 않고 장쾌하지도 않다. 장가계나 계림같이 보는 순간 숨을 탁 막히게 하는 절경은 없지만 소주만의 독특한 이미지가 오랫동안 한국 관광객들을 유혹해 왔다. 양자강 삼각주의 평원 위에 자리잡은 소주는 옛부터 ‘물’과 ‘미인’의 도시로 유명하다. 중국 남부의 어디를 가나 운하와 수로가 지천으로 널려있지만 이곳엔 특히 물이 많다. 때문에 소주는 인근 항주(杭州)와 함께 동양의 베니스로 불려 왔다. 풍부한 수량이 상대적으로 지반을 약하게 해 고층건물이 드물다는 얘기도 있지만 도시 전체가 마치 우리나라 전주같은 이미지를 안긴다.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자존심이 서려있는 그런 분위기 말이다.
이를 입증하듯 중국을 대표하는 4개 정원중 2개나 이곳 소주에 있다. 중국 정원은 최근 국내 모 기업의 TV CF에도 등장, 더욱 살갑게 다가 온다. 소주의 정원인 유원(留園)과 졸정원(拙政園) 중 특히 졸정원은 중국 정원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소주관광의 필수코스다. 명나라 어사였던 왕헌신이 조성했다고 전해지는데 이름에 庭자 대신 政자를 사용한 것이 이채롭다. 한때 왕헌신이 중앙정계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이곳으로 낙향, 정원을 짓게 될 당시 앞으로는 자신 즉 ‘졸자(拙者)가 정치를 한다’는 의미로 붙였다는 것이다. 권토중래의 정치적 야심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졸정원은 건축물과 조형물 하나하나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올해같은 무더운 여름에 이곳에 들르면 돌아갈 마음이 생길리 없다.
여행중 주당들은 졸정원에서 한가지 특별한 운치를 느낀다. 이곳 연못에 조성된 돌다리들은 희한하게도 모두 지그재그 형태를 갖췄다. 정원의 주인이나 방문객들이 음주 가무를 즐기다가 얼큰해진 상태로 걸을 때의 비틀비틀 보행을 감안한 것이라고 한다. 만약 중국의 명주(名酒)를 옆에 끼고 이곳 돌다리를 건넌다면 옛날 고관대작들이나 즐겼던 정원의 제대로된 맛을 느낄 것이다. 대륙의 나라 중국의 여유와 풍류를 시사한다고 볼수 있다.
이 밖에도 소주엔 당나라 시인 장계(張繼)의 시로 유명한 한산사(寒山寺)와 검이 3000개나 묻혀 있다는 호구(虎丘) 등도 명소로 꼽힌다. 특히 호구는 소동파가 “소주에 와서 호구를 구경하지 않은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고 한탄했을 정도로 구경의 가치가 높다.
▲ 수로에서 잡은 물고기
최근엔 이 소주가 한국 낚시꾼들의 원정지로 각광받고 있다. 수로와 운하가 바둑판처럼 얽혀있기 때문에 물고기 또한 지천으로 널려 있고, 걸렸다 하면 대물이다. 한국내 모든 유료 낚싯터와 붕어찜집 심지어 건강원까지 중국 붕어, 소위 짜장 붕어가 점령한 현실을 감안하면 중국 현지의 마릿수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화끈한 손맛과 마릿수를 즐기려는 목적으로 한국 강태공들이 이곳 소주를 찾는 것이다. 한국에서 수초치기를 하려면 치열한 자리싸움은 필수인데 이곳 소주는 워낙 수로가 많기 때문에 그저 앉기만 하면 그 자리가 바로 수초치기의 명소다. 일부 여행사들은 이미 골프투어에 이은 낚시투어를 중국관광의 전략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청주에서 상해로 들어가는 중국여행상품에 꼭 들어가 있는 소주일정.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실망이 컸다.
우선, 운하가 많아 '동양의 베니스'로 불린다고 하지만, 운하는 모두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똥물'로 가득하여 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곳곳에 빈배들만이 '멋모르는' 예약자들을 기다리고 있을 뿐. 가이드의 말에는 옛날에는 운하에 고기가 많아 '소주'의 '소'에 '고기 어'자가 들어 있는데, 지금은 고기를 전혀 잡을 수가 없다고 한다.
가이드의 말 "그 물에 살아 있으면 그게 고기겠습니까?"
중국에서는 2008년 북경올림픽과 2010년 세계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운하의 물을 깨끗하게 돌려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는데, 아마도 운하의 운치는 그 뒤에야 조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소주에 가면 제일 먼저 가는 곳이 '졸정원', 중국 제일의 개인 정원이고, 북경의 이화원이 졸정원을 보고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정원이 넓다고 하지만 칸칸이 막혀 있는데다 다 비슷비슷하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다 둘러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무지 무지 넓다는 자랑이 무의미하다.
인공으로 만든 연못에 연이 많이 심어져 있고, 바위를 가져다 조그만 동산을 만들었고, 중국식 건물을 지어놨을 뿐이다. 정원수라고는 20~30년생도 되지 않을 듯하니, 몇 백년의 세월을 맛볼 구석이 별로 없다.
덕수궁이나 비원은 비할 바가 아니요. 중앙공원에 연못을 파서 연꽃을 심어놓아도 크게 손색은 없을 듯하다.
한산사는 또 어떤까? 멋들어진 싯구는 그대로 전하지만 문화혁명중에 폐쇄되고, 없어졌던 절을 최근에 다시 복원해놓은 것으로, 도심에 있는데다 아름드리 나무 하나 없다. 법당에 들어서니 일본 고승이야기만 주저리 주저리 들려온다.
법주사에는 비교할 수도 없고, 청주의 보살사나 안심사, 현암사에 다녀오는 것만 못하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실망이 컸다.
우선, 운하가 많아 '동양의 베니스'로 불린다고 하지만, 운하는 모두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똥물'로 가득하여 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곳곳에 빈배들만이 '멋모르는' 예약자들을 기다리고 있을 뿐. 가이드의 말에는 옛날에는 운하에 고기가 많아 '소주'의 '소'에 '고기 어'자가 들어 있는데, 지금은 고기를 전혀 잡을 수가 없다고 한다.
가이드의 말 "그 물에 살아 있으면 그게 고기겠습니까?"
중국에서는 2008년 북경올림픽과 2010년 세계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운하의 물을 깨끗하게 돌려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는데, 아마도 운하의 운치는 그 뒤에야 조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소주에 가면 제일 먼저 가는 곳이 '졸정원', 중국 제일의 개인 정원이고, 북경의 이화원이 졸정원을 보고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정원이 넓다고 하지만 칸칸이 막혀 있는데다 다 비슷비슷하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다 둘러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무지 무지 넓다는 자랑이 무의미하다.
인공으로 만든 연못에 연이 많이 심어져 있고, 바위를 가져다 조그만 동산을 만들었고, 중국식 건물을 지어놨을 뿐이다. 정원수라고는 20~30년생도 되지 않을 듯하니, 몇 백년의 세월을 맛볼 구석이 별로 없다.
덕수궁이나 비원은 비할 바가 아니요. 중앙공원에 연못을 파서 연꽃을 심어놓아도 크게 손색은 없을 듯하다.
한산사는 또 어떤까? 멋들어진 싯구는 그대로 전하지만 문화혁명중에 폐쇄되고, 없어졌던 절을 최근에 다시 복원해놓은 것으로, 도심에 있는데다 아름드리 나무 하나 없다. 법당에 들어서니 일본 고승이야기만 주저리 주저리 들려온다.
법주사에는 비교할 수도 없고, 청주의 보살사나 안심사, 현암사에 다녀오는 것만 못하다.
소주여행이 의미가 있다면, 소주보다 청주가 더 좋다는 것을 깨닿게 되는 것이다.
상해를 거쳐 여행을 하면 소주일정은 바꿔 보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계림이나 장가계에서 하루를 더 보내거나
아니면 상해 중심가에서 자유시간을 갖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