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공제회기금 3억원, 미래씨앗공제협동조합 자본금 4억원 조합원들에게 큰 도움

지역을 살리는 공동체 기금
우리 지역 공동체기금 미래

서울 논골 신용협동조합은 재개발 원주민들이 모여 만든 금고다. ‘한명의 부자보다 백 명이 잘사는 부자동네’를 키우는 신용협동조합의 태생처럼 이들이 가꾼 서민금융의 씨앗은 마을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창원의 디딤돌금고 또한 취업 상조회를 만들어 상대적으로 약자인 기혼여성들에게 대출을 해 주고 취업도 알선하고 있다. 멀리 떨어진 브라질의 인구 4만의 포르탈레자에서도 지역화폐와 은행을 만들어 지역 내 선순환경제를 이끌어 외부 기금이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방지했다.
이렇듯 지역 공동체 기금의 시작은 미미하지만 마을이 잘살고 기존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상황에 처한 시민들에게 귀한 존재로 여기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지역의 공동체 기금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쓰이고 있는가?

우진교통 공제회 기금 3억원 모여

우진교통(대표 김재수)은 지난 2005년부터 노동자주관리기업으로 다시 설립됐다. 부도덕한 사주에 맞서 1년 동안 파업을 했고 그 결과 얻은 값진 성과이다. 이들은 10년의 값진 희생과 노력으로 우진공제회를 만들었다. 기금은 3억원에 이른다.
대중교통 운수회사의 업무 특성상 각종 상해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처음에는 보험회사 간 경쟁 입찰을 통해 유리한 쪽을 선택하려고 했지만 기존 보험회사가 제출한 조건은 대동소이했고 보장율은 천편일률적이었다.

▲ 우진교통은 지난해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을 돌며 모범적인 협동조합사례를 탐방했다.

이에 우진교통은 변호사 자문을 통해 상호부조를 목적으로 하는 사내 공제회가 직접 보험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파악했다. 가입자에게 보장해주는 비율이 채 50% 안팎에 불과하다는 것을 파악한 우진교통의 선택은 신속하게 이뤄졌다. 보상 기준도 기존 보험사의 보상약관을 실정에 맞게 만들어 구성원들의 동의도 얻어냈다.
우진교통은 이런 방식으로 선택사항인 운전자보험 보험료를 모아 자체적인 공제회를 만들어 기금을 마련한 것이다.

한해 8000만원 적립

우진공제회 기금은 회사 60% 노동자 40%를 분담하는 형식으로 한해 7000~8000만원이 적립된다. 3년 동안 모인 금액만 3억원이다. 우진교통은 향후 3년 동안 조성될 기금과 회사가 일정액을 출연해 신용협동조합과 같은 노동자 금융부조 단체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신협 설립 조건은 자본금 3억원이다.
우진공제회 위원회를 맞고 있는 지희구 실장은 “어떤 모양새가 되었든지 이 돈의 성격은 더 나아가 공동체기금의 형식을 만들어 소비,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며 “내부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어 지역내 순환경제고리를 만들어 확장해 나갈 것이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연구조직도 만들 것을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미래씨앗공제협동조합 현재 4억

미래씨앗공제협동조합(이하 미래씨앗)은 2009년 청원지역자활센터에서 시작됐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들에게 개인 역량에 맞게 교육과 동시에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기관이다.
2009년 당시 자활 참여자들은 어떻게 하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최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는 이들에겐 은행 대출은 꿈도 못 꾸는 상황, 앞길이 막막한 처지에 놓인 이들이 선택한 해법은 그들만의 은행금고였다. 먼저 십시일반으로 뜻 맞는 사람들과 함께 돈을 모았고 거두어들인 출자금은 1400만원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자조와 연대로 만들어진 주민자치경제공동체 ‘미래씨앗공제협동조합’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 미래씨앗 조합원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웃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미래씨앗에 모인 돈은 이들의 어려운 처지에 맞게 쓰였다. 자녀의 대학등록금에서 생활비, 병원치료까지 푼돈마저 없던 자활 참여자들에게 자신들이 만든 은행에서 받은 대출금은 귀하게 쓰였다.
대출을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다시 출자를 했고 2015년 현재 208명의 조합원이 가입해 4억원의 자본금을 만들었다. 이 중 3억 2000만원이 대출됐고 이율 3%에 상환율은 90%에 가깝다. 비록 최대 개인 대출한도가 100만원이지만 어려운 형편의 자활 참여자 조합원들에게는 금쪽같은 생계비였다. 
미래씨앗 금고를 관리하고 있는 신용만 팀장은 “나만 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쓰인다는 나눔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며 “어려운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알려주는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고 공제협동조합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또  “이젠 대출 조건이 조합원뿐 아니라 그 가족까지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더 큰 성장을 생각한다. 의료비 실비 지원이다. 전국 자활공동체들이 모여 조합원 4000명을 모집해 내년 1월 출범한다.

/ 육성준 기자 eyeman@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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