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로 사회 읽기

▲ Paul Cezanne, curtain jug and fruit,59 x 72.4 cm, 1894, Private Collection.

Artist 2창수

어두운 공간에 작은 구멍을 뚫어놓으면 그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외부 풍경이 거꾸로 비친다. 1500년대 화가들은 이 원리를 풍경화 그리는 방법으로 응용하였다. 정확한 형태를 원하는 화가들에게 더없이 좋은 방법이었다. 1893년 다게레오타이프(은판사진) 기술의 발달로 사진술은 보다 쉽게 대중화가 되었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두고 사람과 사진의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직업화가에겐 사진술의 발달이 생존위협으로 되었다. 특히 그림을 잘 못 그리는 화가 폴 세잔에게 더 더욱 큰일이었다.

세잔(1839-1906, Paul Cezanne)은 프랑스 남쪽, 기후 좋은 곳인 엑상프로방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성공한 은행가였고 장남인 세잔이 자신의 뒤를 이어 금융업을 하길 바랬다. 그러나 세잔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결국 허락을 받아 파리에 정착하여 그림을 그리게 된다. 그는 당시 작가 등용문이던 살롱전에 번번이 낙선을 하였지만 그림은 계속 그렸다. 인상주의 미술가들과 연대하여 그림 발표도 하였지만 독단적 성격 탓에 주위 작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서는 유심히 분석하여 자기만의 독창성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였다. 가난한 작가들과 달리 부유한 아버지의 후원이 있기는 했으나 그는 천부적 부지런함으로 작품한계를 넘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냈다.

인상주의작가들이 빛에 심취되어 사물표면의 빛을 그리는 것을 보고 인상주의자들은 곧 한계를 느끼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현상을 타결하고자 세잔은 사물본질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의 그림 대부분은 풍경과 정물인데 사물본질에 대한 집착연구의 결과물이다. 세잔은 부족한 재능으로 세련미도 없고, 투박하며 색 표현을 멋대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그림표현은 색이 갖는 보색에 대한 표현이었다. 숨어있는 색 뒤에 어떤 색이 있을까에 대한 처절한 분석은 시각 변화에 대한 세부적 분석, 시간에 대한 분석에 까지도 영향을 끼치며 새로운 사조를 여는 거름이 되었다.

깜짝 쑈를 즐기는 북한의 이해 못할 짓거리를 보면서 연일 숨은 뜻에 대한 분석이 매체 별로 쏟아진다. 피해를 본 입장에서는 똑같은 피해를 주어야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의식 있는, 미래 한국에 대한 사려 깊은 사람이라면 어떠한 상황으로 조율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 순간, 그 자리에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후대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 정치적으로 감정을 다스릴 줄 모르는 국민을 이용하려는 것 일수도 있으니 세잔처럼 차분히 안 보이는 빛 뒤편에 대한 탐구도 해야 한다.

숨어있는 것을 이해 하기위해서는 “근원의 뜻이 무엇일까?” 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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