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인건비·자재비 수십억원 미지급…건설노동자 공사 ‘보이콧’
철‧콘 전문 금성건설산업 수 일째 무소식…“대원이 나서서 해결해라”

2017년 2월 입주 예정으로 건설공사가 한창이던 오창2지구 대원칸타빌 아파트 신축현장이 올스톱됐다. 대원과 골조계약을 체결한 전문건설업체 금성건설산업(철근‧콘크리트)이 현장팀에 인건비와 자재비를 제 날짜에 지급하지 않아 건설노동자들이 공사 참여를 거부한 것이다.

한 현장팀 관계자는 “대원으로부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금성건설산업과 계약을 맺었지만 대원 현장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일부 대금을 받지 않고도 믿고 현장에 나왔다. 그런데 대원에서도 책임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 모든 파트에서 현장 인력들이 보이콧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성건설산업으로부터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사람들은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미지급 금액도 수십억원 이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더욱 큰 문제는 대부분이 인건비인데다 당사자들이 일용직 노동자들로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칫 노동자들의 현장 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입주 지연 등에 따른 2차 피해도 우려된다.

▲ 사진설명-2017년 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오창2지구 대원칸타빌 신축현장. 하루에도 수백명이 투입되는 골조현장(사진 오른쪽)은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의 거부로 멈춰서 있다.

텅 빈 아파트 건설현장

오창2지구 현장은 지난 19일부터 멈춰 서 있다. 24일 현재 아파트의 뼈대인 골조작업이 진행 중인 오창읍 창리 아파트 건설현장은 10여명의 작업 인력만이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한 노동자는 “지난주까지는 하루에 250명에서 300명 정도가 붙어 골조작업을 진행했지만 지난 19일부터 모두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업체는 (주)금성건설산업이다. 청주시 개신동에 본사를 둔 금성건설산업은 철근콘크리트 면허를 가지고 있는 전문건설업체 금성건설산업과 종합건설사인 (주)금성건설, (주)금성디자인 등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로 지난해 철근콘크리트 분야 실적에서 전국 87위에 오를 정도로 꽤 규모가 큰 회사로 파악됐다.

대원에 따르면 해당업체는 지난 15일 대원으로부터 20억원 가량의 기성금(7월분)을 받고도 형틀·철근시공팀 등에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현장팀장(일명 오야지)은 “매달 인건비로 1억3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을 받아야 한다. 이달이 네달째인데 제대로 받은 달이 한 번도 없다. 30% 이상은 지불을 미룬다. 그러다 이번 달에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받지 못한 총액은 4억원이 넘는다”고 탄식했다.

현장팀장 A씨는 50명의 노동자를 팀원으로 데리고 있다. 팀장은 공정에 따라 적정인원을 투입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처럼 인건비를 제때 받지 못할 때는 자신의 돈으로 팀원들의 인건비를 챙긴다. 전액을 다 줄 수는 없지만 최소 생활비는 챙겨줘야 팀원들이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오창 현장에는 A씨와 같은 팀장이 여러 명이다. 모두 비상이 걸렸다. 금성건설산업에 수억원의 용품을 댄 철물업체 대표는 충격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콘크리트 작업을 하는 펌프카의 경우 협회차원에서 대금 지불 전에는 대원 현장에 장비를 넣지 않기로 했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인력소개업체 대표 B씨는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금성건설산업으로부터 대금을 지불받지 못하고 있다. 대원이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면 현장팀들은 앞으로도 대원 현장에서 공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팀과는 연락이 닿지 않는 금성건설산업 김 모 대표도 대원과는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창 현장 관계자는 “총 5회 기성금을 지급했다. 대원은 정상적으로 다음달 15일 기성금을 지불해왔다. 총액은 100억원이 조금 안된다”고 설명하면서 “최근 통화에서 현장팀과 자재납품업체 등에 지불해야 할 금액을 지불할 능력이 안 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회사문은 굳게 닫혀있고 대표의 소재도 불분명하다. 대원 측에 전달한 이야기까지 종합해보면 정황상으로는 부도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결방안에 대해 현장 관계자는 본사에 문의하라고 답했지만 본사 공무팀은 원론적인 대답만 반복했다. 대원 관계자는 “미지급 총액이 얼마인지 조사 중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현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구체적인 지불 계획이나 공사 재개 등은 아직 나와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문 닫힌 금성건설산업, 대표도 행방묘연

대원 2곳, 두진건설 1곳 등 현장 7곳…미지급액 더 늘듯

시공팀‧해체팀 등 현장팀장들이 수차례 금성건설산업 본사를 찾아가봤지만 대표는 물론 담당자도 만날 수 없었다. 현재 금성건설산업 대표 김 모씨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24일 오후 취재진이 찾아갔을 때도 회사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곳에서 대전의 자재업체 직원을 만났다. 대원 죽동지구 현장에 자재를 납품했는데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취재결과 금성건설산업은 오창2지구 대원칸타빌 현장은 물론 대전 죽동지구 대원칸타빌 현장, 두진건설 천안현장 등 7개 현장에서 골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두진건설 관계자는 “1개 현장에 금성건설산업이 참여하고 있다”며 “소식은 전해 들었다. 아직 계약 파기 등의 사유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애매모호하게 답변했다. 임금체불 등을 묻자 답변을 거부했다.

현재 금성건설산업이 골조를 맡은 대원의 2개 현장(오창2지구, 대전 죽동)은 모두 현장이 멈춰선 상태다. 미지급 임금 해결이 늦어질 경우 전체적인 공사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골조가 미뤄지면 외벽이나 내장 모두 진행할 수 없게 된다. 빠른 시일 내에 골조공사가 재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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