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세평/ 김병구 예성문화연구회장

▲ 김병구 예성문화연구회장

충주를 말할 적에 거의 빠지지 않는 단어가 ‘중원문화’라는 단어고, 문화의 도시이자 역사의 도시라고 말한다. 필자 역시 역사에 흥미를 갖고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충주에 살고 있는 것을 매우 뿌듯하게 여기고 또한 긍지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내부적으로 충주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항상 마음을 저리게 한다.

최근에 호암택지개발지구에서의 많은 유물과 유적이 발굴됐다. 그 중에서도 토성 발견은역사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크고, 호암스포츠센터부지에서 발굴된 적석목관묘의 청동검과 청동과, 청동모 등의 유물은 중원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공부에 대한 열의를 한층 고조시켜주고 있다.

기원전 2C를 전후한 시기로 추정되는 수장급 고분과 매장품들이 우리에게 왔다. 흥분하지 않을 수 없고 탄성을 절로 나는 일이다. 건국대학교와 (사)예성문화연구회에서는 각기 학술회의를 개최해 발굴 유적·유물에 대하여 가치를 조명하고 시민들의 관심을 고조시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또 토성을 원형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탄원을 관계기관 및 언론에 호소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결국 개발에 무게를 둔 측면으로 결론이 났기에 실망을 감출 수 없다. 외지인들에게 충주의 역사성을 알리며 긍지를 느끼는 필자로서는 맥이 풀리는 일이다.

최소한 이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에 대하여 보존처리라는 전문과정과 연구기간이란 시간은 양보하더라도 유물의 보관· 전시는 충주에 두고 자랑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런데 그것이 불가하단다. 문화재 출토품은 국가 소유이기에 국립박물관이나 국립기관에 보관해야 한단다. 그런데 충주에는 국립박물관이 없다.

다행스럽게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가 있어 소중한 출토 유물을 보관 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가 전시보다는 학술 조사, 발굴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 역시 불확실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제 충주에 국립박물관을 건립하여야 하는 당위성이 분명해진다.

우리 지역이 한반도의 중심임을 보여주는 여러 흔적들이 무심하게 방치되고, 유구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역사의 가치를 듬뿍 가진 유물들이 속살들을 내비침에도, 내 고장에서 그것을 확인하지 못함은 답답한 노릇이다. 전혀 다른 지역에서 중원문화 운운하면서 중심자인 척하는 행태를 언제까지 쳐다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차제에 중원(또는 충주)국립박물관 건립을 감히 제안한다. 그러면서

그저 구경꾼이 되어 남이 잘되는 것을 부러워만 하지 말고, 다른 지역이 잘되는 데 질투만 하지 말고 지역사회의 지혜를 모아 길을 찾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