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사람들/ 김동진 청주삼겹살 ‘함지락’ 대표

청주 도심 내 공공기관의 외곽 이전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도심상권 위축을 우려하는 상인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 대규모 상권 이동에 따른 심각한 생계 위협을 경험한 상인들을 중심으로 이전반대 운동을 전개하려는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다.

현재 도심 내 이전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공공기관은 청주 우체국, 청주 상당구청, 충북 농협본부, 한국전력 충북본부 등으로 이전에 따른 소비자 유출 정도는 2천여 명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먼저, 청주우체국은 69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2016년 5월까지 청주 율량택지개발 지구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9500㎡ 규모의 신청사를 지어 이전할 예정이다. 청주우체국은 1898년 2월 25일 개청된 이래 청주 성안길에서 116년 동안 지금의 자리를 지켜왔으나 늘어나는 업무량에 비해 협소한 근무공간으로 확장이전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현재 관내 12만6000여 세대를 담당하고 있는 청주우체국은 율량지구 내 이전 후 5급 관서인 ‘성안동 우체국’으로 격하되며 현재 200여 명에 이르는 우체국 직원은 20여 명 안팎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와 함께 청주시 상당구청 이전에 따른 도심 상권 위축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청주시는 상당구 남일면 효촌리 공공청사용지(청사부지 2만7천33㎡) 내에 500여 억 원을 들여 업무시설과 주민편의시설을 포함해 지하 1층, 지상 3∼5층 규모로 상당구 청사를 건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청주시는 올 하반기에 설계공모를 통해 설계업체를 선정한 뒤 내년 하반기까지 기본·실시 설계를 마무리한 후 2018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청주시청 별관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상당구청 건물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400여 명으로 이들은 성안길 소비상권의 핵심을 이루고 있어 향후 3년 뒤에는 도심 상권의 심각한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청주시 상당구 중앙동에 자리한 농협 충북본부도 2016년 7월까지 청주 성화동 택지개발지구 내에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4580㎡의 신사옥을 지어 이전한다. 농협 충북본부 이전에 따른 소비자 유출 정도는 200여 명으로 청주시청 인근 소비상권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우암동에 있는 한전 충북본부도 2016년 초까지 지상 7층, 지하 3층 연면적 2만 102㎡ 규모의 신사옥을 지어 성화동 택지개발 지구 내로 이전한다. 현재 300여 명에 이르는 한전 직원들이 빠져 나갈 경우 북부시장을 비롯한 인근 상권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 수 및 내방객 감소로 인한 지역상권 위축을 우려하는 인근 상권들을 중심으로 이전반대 내지 이전 사후대책을 요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공시절 이전에 따른 상권 위축의 정도를 분석한 뒤 도심재생 차원의 대책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청주 서문시장 상인 김 모(58)씨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한다는 말처럼 지난 98년 버스터미널 이전으로 인근 상권이 쑥대밭이 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공공시설 이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라며 “근무인원이 줄고 방문객이 줄어들면 주변 상권이 위축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현재 주요한 국정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도심 재생 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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