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종이 땡땡땡/ 조윤성 대성고3학년

여름 방학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곤 있지만 벌써 입추를 넘어섰다. 길기만 할 것 같았던 여름방학도 끝이 나고 이제 학생들은 개학을 준비한다. 분명히 2학기도 1학기와 크게 다른 점은 없을 것이다. 등교하고 공부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 새 하루가 지나가는 학생들의 일상은 1학기나 2학기나 똑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변화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겉으론 비슷해 보여도 1학기와 여름방학을 거치며 학생들은 한층 더 성장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12년의 학교생활 중 항상 1학기 보단 2학기가 훨씬 수월했다고 생각한다. 1학기가 처음 출발한다는 긴장감, 설렘으로 가득 차있다면 2학기는 나름의 노련함과 경험으로 가득 차있다. 확실히 경험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1학기에 실패하거나 이루지 못한 것들은 여름방학이라는 수련(?)을 통해 다시금 목표로 설정되고, 연초에 세운 중장기적인 목표들이 2학기에는 결실을 맺는다. ‘결실’ 확실히 2학기를 대표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2학기가 가을인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 보다는 이렇게 1년을 목표로 달려오거나, 중도에 이루지 못한 목표들이 2학기를 거치며 연말에 성취되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이런 이치는 비단 학기에만 적용되지는 않았다. 졸업할 때가 가까워져 고등학교 3년을 돌아보면서 이러한 이치가 인생에도 적용됨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봄에 해당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중학교에서 나름 행복했던 생활은 빛바랜 추억이 되어버렸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는 더욱 벅찼다. 성적은 나날이 떨어졌고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며 성적은 서서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생활의 모든 것들도 점차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 나 또한 많은 노력을 하고 여름의 ‘태풍’을 겪어야만 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곳에 기고를 처음 할 땐 1학기 초였다. 나름의 여유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어느 새 수능 D-100일을 돌파한 시점에 이르렀다. 이제 영원할 것만 같았던 고등학교 생활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입시생으로서 ‘가을’에 진입하고 있음을 느낀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나를 포함한 전국의 70만 수험생, 아니 인생에서 2학기를 준비하며 열심히 노력한 모든 이들이 2학기에는, 가을에는 좀 더 풍성한 수확을 얻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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