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구 율량동 상리 20m 높이, 알려지지 않아

청주 동부우회도로를 타고 용암동 방면에서 주중동으로 달리다 보면 오른편으로 ‘상리’라는 마을이 나타난다.

행정구역은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이지만 율량동의 맨 윗동네라 하여 상리로 더 알려져 있다.

상당산성 자락을 병풍 삼아 오밀조밀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상리 마을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300여m 산으로 올라가면 봉암사라는 암자가 나온다. 사찰 양식으로 지어진 번듯한 절은 아니지만 주변의 산세와 어우러져 제법 아늑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봉암사 옆을 상당산성에서 흘러내려오는 냇물이 흐르고 있다.

냇물 위쪽으로 봉암사 바로 뒤편 울창한 숲 사이에 오랜 세월 반질반질하게 닳아 버린 암벽을 따라 20m는 돼 보임직한 자연 폭포가 있다.

폭포 밑에는 작은 연못이 있고 연못에 고인 물은 시냇물을 따라 율량천으로 흘러들어 간다.
흘러내리는 물의 양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비가 내리면 꽤 많은 물이 장관을 이룬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청주에 무슨 자연폭포가 있겠느냐던 생각이 폭포수를 마주하며 한순간에 가실 정도로 수풀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암벽 사이를 타고 떨어지는 모습이 제법 장관이다.

폭포로 떨어지는 물에는 철분이 많은 듯 암벽에 물줄기를 따라 벌건 녹물이 묻어 있다.
봉암사에서는 이 폭포를 ‘거북폭포’라고 부른다.

폭포 아래 연못 옆에 있는 커다란 바위의 모습이 거북이를 닮았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부르고 있다고 한다.

이 마을 토박이들도 딱히 정해 놓고 부르지 않는다고 한다. 봉암사 뒤에 있다고 해서 봉암폭포라고도 부르고 산성 자락을 타고 내려오던 물이 작은 방죽에 모였다 폭포를 타고 떨어진다 해서 방죽 폭포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청주에도 자연 폭포가 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간혹 어린이들이 소풍을 오기도 하지만 어쩌다 절을 찾은 사람들이 폭포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한다.

청주에서만 20년째 운전을 한다는 중년의 택시기사는 “청주시내 곳곳 가보지 않은 곳이 없지만 자연 폭포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폭포 밑에 나무 그늘도 있어 휴일 가족들이 찾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폭포는 수질도 깨끗해 폭포 밑 연못 주변과 냇가에는 1급수에만 산다는 가재도 제법 눈에 띈다고 한다.

봉암사 관계자는 “청주시내지만 진입로가 비포장이고 좁아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여태껏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폭포를 끼고 냇물을 따라 산성에 오르는 등산로로 개발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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