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남중 학부모단체 "개학 전까지 소나무 벌목, 토양 정화" 요구

백로떼와 인간의 공생은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충북 청주 남중학교 주변 '잠두봉 백로 서식지'에 대한 시각차가 생기면서 해법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특히 방학 끝날때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학부모들의 급식 거부에 이어 등교거부를 할 것이라고 엄포해 문제가 커지고 있다.

일단 환경단체는 서식지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잠두봉 소유자인 청주교대는 어떠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으며, 학부모 단체는 백로떼가 유발하는 피해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게 우선이라며 환경단체 등을 공격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청주시는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남중학교 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는 6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여름방학 개학일(18일) 전까지 백로 서식지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 일단 급식을 거부한 후 등교까지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단체는 "자연보호(백로떼 보호)가 인간의 생명과 건강보다 우선할 순 없는 일"이라며 "잠두봉에 맹수가 살아도 상생을 주장할 것이냐"고 서식지 보호를 주장하는 환경단체 등을 겨냥했다.

현재 '백로떼 집단서식지 피해예방대책위원회'가 청주시가 학부모 대표, 환경단체 대표자, 시청·청주교대·청주교육지원청 공무원, 지방의원 등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어 이 단체는 "2차 회의(7월 24일) 당시 갑(甲)인 양 행세하던 환경단체 대표자들이 4일 열릴 예정이던 3차 대책회의에 돌연 불참하는 바람에 위원회가 파행을 겪기도 했다"며 "최근 환경단체가 남중학교 재학생들과 원탁토론을 하겠다고 한 제안은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라고 비난했다.

앞서 사단법인 풀꿈환경재단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학생 자율적 원탁토론'을 열자고 제안하면서 학생 의견을 들어본 후 투표 등을 거쳐 수렴한 재학생 의견에 따라 서식지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대해 학부모단체는 "급격히 불어난 백로떼가 유발하는 소음과 백로 사체가 부패하는 과정에서 풍기는 악취, 깃털과 각질, 사체에서 생긴 파리 등 해충으로 인한 피해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야생조류가 옮기는 바이러스로부터 급식조리원과 학생들이 겪을 2차 피해를 막으려면 잠두봉 소나무를 베어내는 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회견을 마친 학부모단체 회원들은 이 문제에서 한발 물러서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청주교대를 항의방문한 후 이어 청주시에 찾아가 시장 면담을 요구했다.

김일출 학교운영위원장은 "급식소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2학기 급식을 실행하는 건 학생 700여 명에게 독약을 먹이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개학 전까지 간벌이 진행되지 않으면 2학기 급식을 전면 거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자세를 보였다. 이성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백로는 철새여서 어차피 9월 말이면 잠두봉 서식지를 떠날텐데,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10월 이후 백로가 돌아오는 내년 봄까지 시간을 두고 묘안을 찾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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