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도로를 걷다갗,’어울리기’. ‘전태익의 우리말사랑’펴낸 전태익씨

시조시인 전태익(59·사진)씨는 공직생활 33년중 절반이 넘는 10여년을 예술업무를 담당했다. 그래서 지금은 도환경보건연구원 총무과장으로 직함이 바뀌었어도, 그를 아직도 도청 문화예술과장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또한 어찌보면 예술가로서 예술행정을 펼치는 것은 이상적으로 비춰지고, 그래서 유독 그에게 예술가들은 더 많은 기대를 하게 됐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예술가를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때때로 짐으로 느껴질때도 있었다”고 회고한다. 그래서인지 그는 “세권의 책을 내며 도문예진흥기금 신청을 안했다”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공직 생활 33년을 마치며 내놓은 의미깊은 세권의 책은 시조집 ‘우회도로를 걷다갗, 칼럼집 ‘전태익의 우리말 사랑’, ‘ 어울리기’다.
시조집 ‘우회도로를 걷다갗는 생태환경시들을 담았는데, 그는 “보건환경업무를 맡게 되면서 그동안 환경에 대해 고민해왔던 것들을 정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스스로를 ‘자연주의자’라고 밝히는 전시인은 ‘반전’‘정캄’자연’이라는 주제를 일상에서 끄집에내 소박해 보이지만 날이 살아 있는 글들을 썼다.

‘우회도로를 걷다갗의 전문을 보면 문득 무논의 개구리들은 완전히 압사당했을 것이고, 뒷산의 솔부엉이기 대신 곡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고, 또 장자 내편 7장 응제왕에 나오는 숙, 홀, 혼돈 임금의 이야기를 빌려 온 ‘일곱개의 구멍’은 어느날 충북지도를 펼치니 시인의 눈에 개별공장표시들이 소환의 ‘독벌의 집’ 같았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그는 “비판뒤에는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내 시에는 대안이 없다”며 “나는 아직도 멀었다”고 오히려 되묻는다.

칼럼집 ‘전태익의 우리말사랑’은 1999년부터 2000년 사이 본지 충청리뷰에 기고한 글들을 모은 것. 충북도내주요일간지, 도정소식지와 지방행정지등에 발표된 잘못 쓰는 말과 글 , 바른말과 고운말, 토박이말과 글다듬기 등을 담은 ‘우리말 교과서’같은 책이다. 그리고 칼럼집 ‘어울리기’는 정년을 앞두고 그동안 발표했던 글을 정리한 것으로 80년대부터 현재까지를 아우르는 시선집이다. 그는 “첫 시집에 연작시 28편을 발표한 이후 스무해가 지났지만 여전히 어울리기에 대한 과업은 풀리지 않았다. 나는 어울리기를 잘 못하는 사람인데, 잘 어울려야 된다고 계속 호통을 치고 있다”며 웃었다.

앞으로 그는 1년간 안식년을 가진후 내년 9월 정년퇴임을 할 예정이다. 전시인은 이제 고향인 영동으로 내려가 고기도 낚고, 농사도 제법짓고, 그리고 글을 쓸것이라고 자랑했다. 시집한권과 수상록을 내는 것이 남은 생애 목표라는 것. “묵은때는 벗어버리고,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로보는 글을 쓸것”이라고 내비췄다.

전시인은 충청일보 신춘문예당선과 시조문학, 문학예술 추천으로 등단했으며 시와 시조를 겸작해왔다. 시조집‘그대바람 앞에서’’학이여 학산에는’과 시집 ‘강아지풀이 화장을 하고 있다’, 칼럼집 ‘예술인들의 괴벽과 여행’등을 펴냈다. 또한 현재 충북시조문학회회장을 맡고 있다.

한편 책의 표지그림은 지역에서 중견여성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손순옥씨가 맡아 글과 그림의 ‘어울림’도 보기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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