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가 인사담당관제 도입 이후 의욕적으로 단행한 첫 인사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퇴근 2시간이 지난 뒤에야 인사를 발표한 데다 담당 부서장의 권한인 6급 팀장급 보직자를 위에서 내리꽂아 일부 부서장들의 반발을 샀다.

민선 6기 시정목표 추진을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한 시는 지난 10일 간부 공무원 인사에 이어 24일 하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400여명의 인사 대상자들은 금요일이었던 24일 내내 숨죽이며 발표를 기다렸으나 인사담당관실은 퇴근 시각을 2시간이나 넘겨 뚜껑을 열어 보였다.

인사담당관실은 "조직 개편 범위가 커 작업량이 매우 많았다"며 "인사 발표를 연기하려 했으나 예정대로 해 달라는 요구가 많아 2시간 늦더라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간부 공무원은 "공직 생활 30여 년 동안 오후 8시에 발표하는 인사는 처음 봤다"며 혀를 찼다.

인사담당관실이 발표 이튿날 각 부서장에게 보낸 이메일도 논란거리다. 이메일에서 인사담당관실은 "(인사담당관실이 정한)각 부서 팀장 보직을 바꾸려면 부시장, 인사담당관과 협의하라"고 요구했다.

시 사무분장 관련 규정은 부서장(과장)이 각 과(課) 내 팀장(담당)을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6급 공무원 인사에 팀장급이라도 '○○팀장'이라는 보직을 명시하지 않는 것은 이 규정 때문이다. 인사담당관실 역시 규정에 따라 6급 팀장 인사에 소속 과만 표시했다.

그러나 인사담당관실이 팀장 보직자까지 임의로 정해 내려보냈다. 팀장 보직은 각 부서 과장을 통해 따로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인사담당관실 관계자는 "다른 시군은 팀장급까지 보직을 정해 인사를 내지만 청주시는 아직 팀제와 담당제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며 "엄밀히 말하면 각 부서 팀장 보직 지정은 과장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과거 담당제에서도 주요 보직은 인사부서에서 지정했고, 팀제에서는 그러한 적재적소 배치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며 "각 부서 팀장급까지 인사권자가 직접 배치하는 방안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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