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림포럼 토론회… “외곽 중심 인프라 강화로는 도시 상권 살리기 역부족”

▲ 제천 청풍관광단지 전경. 노령 농업인구가 집중된 청풍 중심의 관광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천시의 지역관광 정책에 대한 근본적 궤도수정이 절실하다는 여론이다.

제천발전 시민모임인 의림포럼은 지난 22일 충청북도 북부출장소(제천)에서 ‘중부내륙 중심도시 제천발전’ 백가쟁명 원탁토론회를 열고 제천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조남근 세명대 교수, 윤성종 의림포럼 대표, 강석인 제천시 정책개발팀장, 고광호 제천시 관광과장 등이 차례로 발제에 나선 이날 토론회에서는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백가쟁명식 도시발전 전략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먼저 발제에 나선 조 교수는 제천시가 지난 2013년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쇠퇴징후 도시 23곳 중 하나에 포함돼 있는 점을 상기하면서 제천의 성장 동력인 한방 바이오 산업의 부진과 체류형 관광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랜드마크, 관광 콘텐츠 부족 등을 문제로 꼽았다. 아울러 평창올림픽 관문도시로서 제천의 위상 제고와 이를 통한 제천의 미래 발전 방향 모색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음 발제자인 윤 대표는 도시 접근성 강화를 위한 주변 교통 인프라 확충과 함께 한방 바이오엑스포와 평창 동계올림픽 연계, 산지관광특구 개발 추진 등을 제천 발전의 대안으로 나열했다.

특히 평창, 단양, 영월을 아우르는 접경지역 공동 발전 전략 수립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이끌어 내는 연계발전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주장을 꿰뚫는 핵심 기저에는 제천의 관광 정책이 지나치게 시 외곽 위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즉, 제천시가 20여 년의 민선 자치 기간 동안 시의 관광정책이 탈 도심화하면서 청풍 등 외곽 특정 지역 중심의 개발에 지나치게 치중함으로써 관광 활성화의 효과를 기대만큼 이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비단 제천시에만 국한된 진단이 아닌 전국 주요 관광도시가 겪고 있는 일종의 한계 패턴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4일 한국은행 강릉본부가 주최하고 한국교통대 이경주·홍성조 교수가 발표한 ‘강원도 지역상권 현황 진단 및 정책 방안’ 자료에 따르면 강릉시는 관광객 수가 늘어났지만 소상공인의 매출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소상공인이 밀집한 시내 지역까지 관광객이 유입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하면서 관광과 소비를 연계하는 체류형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반면 동해시와 속초시는 지역소득과 관광객 수 증가가 상대적으로 상권 활성화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지역소득을 높이기 위한 제조업체와 관광객 유치 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보인 결과라는 게 이 교수 등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국토연구원 이영주 연구위원은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인적·경제·문화·도시환경 등의 영역으로 구분해 각 요소를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지역 맞춤형 종합정책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비록 타 지자체의 연구 결과이기는 하지만 교통대 등의 조사 발표는 제천시의 지역관광과 상권 활성화 방향 수립에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천시가 현재 추진 중인 주요 관광 아이템 중 국제음악영화제, 벚꽃축제 등이 모두 제천시내에서 차량으로 20여 분 거리인 청풍에 집중돼 있는 점은 관광객 유치 효과가 도시 상권까지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강원도 강릉시의 사례와 유사한 환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의림지에서 요식업에 종사하는 A씨는 “제천은 1차부터 4~5차 밴더까지 단지 조성이 돼야 하는 삼성, LG 같은 대기업군과는 입지적 환경이 전혀 맞지 않는다”면서 “중소규모 공장 말고는 대기업의 유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결국은 관광산업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너무 외곽 위주로 관광 인프라를 개발해 온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명동의 상인 B씨도 “대부분의 국민들이 ‘의림지’는 알고 있지만, 청풍호에 대해서는 그다지 인지도 등이 높지 않다”며 “농업인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그나마 체류 인구도 많지 않은 청풍 관광단지를 아무리 육성해봐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천시가 지역 관광정책에 대한 근본적 분석을 통해 관광 인프라의 구심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만 활력을 잃은 구도심의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천시 관광 활성화 방안에 대한 전략적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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