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사람들/ 김동진 청주삼겹살 ‘함지락’ 대표

조성 4년차를 맞고 있는 청주 삼겹살거리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행정당국과 상인회, 시민단체, 도심재생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축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청주를 대표하는 먹자골목 조성을 위해서는 역량이 부족한 상인회에 맡기기보다는 거버넌스(協治) 체제를 통해 현안들을 해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청주 삼겹살거리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방안은 이승훈 현 청주시장이 지난해 지방선거 출마 당시 청주삼겹살거리 상인회에 제시한 방안이어서 청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거버넌스 체제를 출범해야 한다는 질책을 받고 있다.

청주 삼겹살거리 숙원사업의 하나이자 도심재생의 핵심사업인 주차장 조성사업의 경우,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국비 보조사업으로 추진돼 왔지만 1년이 넘도록 부지를 매입하지도 못한 채 헛바퀴만 돌고 있는 실정이다. 상인회가 나서 사업 대상지를 물색하기는 했지만 실제 매입 과정에서 감정가격에 불만을 품은 토지주의 반발로 매입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더구나 주차장 사업 대상지 선정 과정에 있어 상인회가 자체 논의를 통해 결정하긴 했지만 노출효과와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 구역이어서 대상지 선정 자체에 대한 내부 불만도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문시장 주차장 사업비는 모두 25억여 원으로 이 가운데 부지 매입비는 18억여 원이며 국비는 11억4천여 만 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는 당초 올해 서문시장 주차장 확보를 위해 1차 추경에서 부지 매입비와 설계 추진비로 4억5천여 만 원을 편성한 데 이어 2차 추경에서도 건축비로 10억여 원을 확보해 놓았으나 부지 매입이 미뤄지면서 사업비 집행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비 보조는 물론 매칭 예산인 지방비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연말까지 한정된 주차장 사업을 추진하지 못할 경우 자칫하면 보조금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전통시장 주차환경 개선사업을 위한 기금의 경우 연말까지 사용하지 못하면 사실 상 후순위에 있는 다른 지역 시장에게 사업비가 전환되기 때문이다.

주차장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상인회는 기존 후보지 이외 서문시장에 인접한 관광호텔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건물주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관광진흥법상 자치단체는 관광호텔을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정을 뒤늦게 확인한 뒤 중단하기도 해 상인회의 내부역량 자체에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상인회와 청주시는 인근 영화관 노상 주차장 부지를 매입할 계획으로 토지주와 매매협상을 벌이기도 했으나 설득력 부족과 논리 부재로 아무런 효과를 얻지 못한 채 무산되고 말았다. 이밖에 아예 사업계획을 변경해 서문시장과 인접한 성안길 고객주차장을 확대 설치해 공동 사용하는 방안도 제기되었으나 독자적인 주차장을 보유하려는 상인회의 반대로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20여 억 원이 투입되는 고객지원센터 건립사업의 경우도 당초 주차장 부지 내에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주차장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자동적으로 차질이 생긴 상태이며, 올 하반기 집행 사업인 6억 원 규모의 골목형 시장 사업의 경우도 현지의 다양한 목소리보다는 기획사의 일방적인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어 사업효과가 의문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실련 이병관 사무국장은 “청주 삼겹살거리는 어차피 청주의 공통 관심지역인 만큼 상인회에 맡기기보다는 애정 어린 관심을 가진 여러 시민주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제로 함께 만들어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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