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눈/ 강일구 미디어 블로그 ‘고함20’ 기자

7월 19일 오후 2시 서울특별시 의회본관. “박원순 시장님 앞으로 나와주세요”라는 의원의 말 한마디에 반바지에 파랑색 셔츠를 입은 박원순 시장이 앞으로 나왔다. 박 시장을 부른 의원은 희끗희끗한 머리에 양복 차림을 한 중년 혹은 노년의 남성 혹은 여성이 아니었다. 깔끔한 스타일의 캐주얼한 옷을 입었거나, 머리카락을 파란색으로 염색을 했다거나, 예쁜 블라우스를 입은 청년들이었다. 이날 서울시의회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서울시에서는 7월 13일부터 19일 까지 7일간 서울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서울혁신파크, 서울시의회에서 ‘2015서울청년주간’을 진행하였다. 청년의회가 열리기 전날까지 서울 혁신파크에서는 ‘청년’을 주제로 다양한 문화행사와 토론회가 열렸고 청년의회는 서울시청년주간의 마지막 행사였다.

청년의회는 청년들이 발굴한 10개의 정책의제를 서울시에 전달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그동안 정부의 청년 관련 정책들은 청년들과 직접적인 협의나 소통 없이 진행되어 ‘일방적’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여러 가지의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에도, 수정되지 않는 정부의 청년 정책으로 인하여 청년들은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지 못했다. 런 직접적인 소통의 장을 갖는다는 것은 정부의 청년 정책과 비교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시정 질문에 나선 의원들은 단상에서 ‘○○ 하기 바람’이란 이름으로 자신들이 발굴해 온 정책들을 발표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바람 분과의 의원 이경선씨는 “청년이 하고 싶은 일을 지향합니다.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서울시도 노력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정책에 대해 소개했다. 청년 의원들은 자신들이 발굴해온 정책에 대한 소개가 끝난 뒤 바로 박원순 시장과 청년 관련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불러 자신들의 정책에 대하여 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청년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의 장’이었던 만큼 박 시장과 고위 시청의 고위 공무원들은 청년의원들로부터 날카로운 질문세례를 피할 수 없었다. 박 시장이 취임한 뒤부터 청년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늘어나면서 다양한 분야의 청년단체들이 만들어졌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쌓은 청년단체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

김선옥 청년의원은 그동안의 시의 여러 청년 정책이 있었지만 정작 청년들은 체감할 수 없는 캠페인이나 홍보 위주로만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정연학 청년의원도 "시에서 예술가 지원한다고 했지만 지원 요건이 현실과 동떨어져 주변 예술 지망하는 청년들 중 누구도 그 지원받는다는 얘기 들은 바 없다"며 "현재 시의 청년정책이 청년에 맞춰진 것이 아니라 관과 공급자에 맞춰져 있다"고 비판했다. 비록 박 시장이 뿌린 대로 거둔 불편한 자리였지만, 청년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의 장이라는 의미에서 청년의원들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신뢰하길 바람’ 분과의 박석준 의원은 박 시장에게 “정책들에 대한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가 실제로 바라는 건 시정부와 함께 거버넌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시정부에 떼쓰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시정부는 달래주는 것이 아니다”며 청년의회와 같은 직접적인 소통의 장이 계속 이어지질 수 있도록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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