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숨결’을 주제로 17일간 계속된 200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지난 21일 막을 내렸다. 지역 언론들은 35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이 행사에 대한 종합평가로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한결같이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유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에서부터 지역 문화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행사였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기자가 보기에도 이번 공예비엔날레는 지난 99년에 열린 첫 행사보다 예산이 훨씬 적게 투입됐음에도 짜임새 있고 관람객이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장 마련 등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국제관의 경우는 세계 30명의 작가가 참가,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국제관 다운 면모를 보이며 국제 비엔날레라는 구색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기자는 이런 행사의 긍정적 평가 뒤에 숨어 있는 청주시의 오만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결코 행사 성과에 대해 흠집을 내려는 것은 아니다.
본보는 지난 201호에서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가 권위있는 지역문화의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여전한 학생동원 행사의 문제점과 지역 문화 예술인들이 배제된 행사라는 점을 지적한바 있다. 보도가 나가자 공예비엔날레측의 항의가 빗발쳤다. 그리고 다음호에 예정됐던 공예비엔날레 폐막에 따른 성료 광고를 못주겠다는 것이었다.
행정기관이 광고를 앞세워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선전포고였다. 비판적인 기사를 쓴데 대한 대가로 광고는 줄수 없다는 것이다. 비엔날레 홍보팀장은 “모든 언론이 분위기 좋게 나가는데 이렇게 초를 칠 수 있느냐”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 “X주고 빰 맞은 꼴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고를 줄 것인지 여부는 윗선에서 나한데 알아서 결정하라고 했는데 충청리뷰에는 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얼마나 기막힌 태도며 발상인가. 언론은 다양한 시각과 의견이 표출되는 장이다. 청주시는 비엔날레에 관한 한 이를 인정 할 수 없다는 것이며 모두 다 용비어천가를 읊조리듯 찬양해야 한다는 발상 아닌가. 이는 홍보팀장 한 개인의 태도라기 보다 나기정 시장을 비롯한 청주시 전체의 분위기에 의해 형성된 태도라는데 문제가 있다. 특히 나시장 취임 이후 계속된 대형 행사 개최에 따른 비판적 시각에 대한 나시장의 조바심이 이같은 상황을 잉태시킨 중요한 요인임도 간과되어서는 않된다.
나아가 이들 정황과 연계시켜 본다면 지방언론사에서 한결같이 보도되는 비엔날레에 대한 홍보성기사 또는 행사가 잘됐다는 평가는 청주시의 광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수 없다.
청주시는 주민의 세금으로 행하는 광고를 무기로 주민의 알권리를 통제하려 했다는 사실이며 이는 결국 주민을 기만한 것이나 다름없다.
아울러 다양한 의견을 표출해야할 언론에게는 행정기관의 광고 몇푼에 알릴 권리를 스스로 방기하는 사례는 없었는지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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