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임세평] 조롱박으로 영근 지역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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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임세평] 조롱박으로 영근 지역 사랑
  • 충북인뉴스
  • 승인 2004.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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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 청원군 공보담당)

   
 청주에서 북서쪽으로 15㎞지점에 있는 옥산면에 가면 지금 가을의 풍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청주시내에서 청주역을 지나 미호천교 건너서 오른쪽 제방 체육공원에 길이 500m의 대규모 조롱박터널이 그곳이다.

 조롱박터널은 옥산면 주민자치위원들이 옛날 농촌모습을 되살려 기성세대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상기시키고, 자라나는 청소년에게는 농촌의 새로운 환경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지난 5월 말부터 씨뿌리고 땀흘려 가꾸어 조롱박터널을 만들었다. 그 조롱박터널이 요즘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명소가 되어가고 있다.
 
 어린이집 아동들에겐 동심을 펼칠 수 있는 장소가 되고, 학생들에겐 농촌체험의 장소가 되며, 지나가던 운전자에겐 쌓인 피로를 풀어 주는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연인들에겐 사랑가를, 외로운 연인에게 연가를 부르고 싶은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그곳은 쉬고 가려는 그 누구도 외면하거나 차별하지 않는다. 즐거운 사람은 즐거운 사람 대로, 슬픈 사람은 슬픈 사람 대로, 외로운 사람은 외로운 사람대로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악한 사람, 모두다 잠시 쉬었다 가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쉬었다 가는 사람마다 마음의 양식을 얻어 갔으면 한다. 혹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땀을 흘리며 가꾸어온 쉼터이기에 누군가를 배려하는 마음의 씨앗에 새싹을 틔웠으면 좋겠다. 그 조롱박터널이 입소문으로 퍼져나가 전국에 있는 사진작가들의 촬영 명소가 되어 사진을 통해 이런저런 사연에 고향을 등진이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조롱박터널을 만든 이들은 지방자치 시대에 새로운 역할을 맡고 있는 자치위원들이다. 이들은 주민들에게 무엇을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얻은 명예도, 이름석자 외쳐주며 박수 받을만한 인기도 없다. 열심히 일해 달라고 주는 세비도 없다. 다만 더불어사는 사회에 이웃을 배려하며 자기가 쌓아온 지식으로 지역주민을 돕기 위해 새로운 공동체사업을 구상하려는 의욕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각자 자기가 속해있는 지역에서 주민자치의 실현을 위해 무었을 어떻게 봉사할까를 생각하며 노력하고 있다. ‘한여름밤의 작은음악회’, ‘효행화합 행사’, ‘지신밟기’ 등이 그들의 성과중 하나며, 옥산면 자치위원들이 추진한 사업 가운데 ‘조롱박터널 조성’도 있다.

 청원군지역은 지금부터 433년전인 조선시대 율곡 이이선생이 목사로 부임해 서원향악을 일선정치에 적용했던 지역으로 기본적으로 유교적인 예의범절을 보급하고, 농민들을 향촌사회에서 공동체적으로 결속시키는 주민자치를 시행한 지역이다. 이 사상은 요즘 젊은 이들의 인성교육 부재를 운운하는 현실에서 교훈이 되는 대목으로 좋은 일은 서로 권하고, 잘못은 바로 잡아주며, 예의범절을 서로 권장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도와 준다는 내용의 향촌사회의 공동체형성으로 다가왔다. 옥산면 주민자치위원들이 조롱박터널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을 평상심으로 인도하는 계기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돼 인간성 회복의 주민자치 부활을 기대하는 것이 한낱 기대만이 아니었으면 한다. 또 도덕과 신뢰가 표류하는 현실속에 때묻지 않은 자치위원들이 많이 등장해 사회를 밝히는 촛불을 대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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