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백년대계/ 이동갑 충북교육발전소 정책전문위원

소통의 국어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않고 잘 통하는 것’이다. 흔히들 소통을 의사소통에 한정시켜서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공기와 차량도 잘 소통되어야 한다. 나아가 마음과 감정이 잘 소통되어야 하는데 이를 공감이라고 부른다. 교육감의 소통은 말의 소통을 넘어 관계 속에서 공감하고 배려하는 진정성이 바탕이 된 소통이어야 한다.

김병우 교육감은 후보 시절 5대 교육감 상을 제시하면서 소통교육감이 될 것을 약속하였다. 하지만 지난 1년 충북 교육계 안과 밖 모두에서 소통의 부족함을 지적하고 있다. 다행히 7월 1일 조직개편을 통해 소통전문가인 김예식 한국 P&C 연구소 대표가 소통담당관으로 임명되었다. 이제 충북교육에서 소통이 새로운 모습으로 사통팔달 되기를 기대한다.

우선 김 교육감은 진보 진영의 맏형 격인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시민단체들로부터 ‘불통’이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소통이 아닌 것과 소통을 구분하여야 한다. 선거철이 되면 후보들이 앞을 다투어 시장과 소외 기관(시설)을 방문하여 사진을 찍고 그 중 몇 사람과 대화하는 것은 소통이라고 부른다. 이는 가짜 소통이며 유사 소통이다. 정직하게 말하면 소통을 가장한 ‘쇼’에 불과하다. 이미지와 포장 중심의 소통을 하고자 하는 유혹을 경계하여 할 것이다.

또한 소통을 통계로 포장하려고 하여서는 안 된다. 군대에서 하는 ‘소원수리’ 식의 소통은 가짜 소통이다. 이는 신문고 형식의 불만제로식 소통과도 맞닿아 있다. 불만 혹은 민원을 접수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조직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연 인원 혹은 몇 건 처리 식의 통계적 소통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끝으로 소수의 측근 혹은 달콤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소통이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반대편 이야기를 전달하고 잘못하고 있다는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바람직한 소통, 진정성이 있는 소통이란 무엇인가? 스웨덴 국민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타게 엘란데르 총리는 20여년간 매주 목요일 관저에서 국민들과 허심탄회하게 만났다. 그 진정성이 오늘날 스웨덴을 세계 제일의 복지국가로 만드는 초석이 되었다. 소통의 방법은 간단하다. 교육감께서 각계각층의 학생, 학부모, 교사, 시민단체 등과 시스템을 통해서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이다. 즉 사적인 통로가 아닌 공적인 시스템을 확보하여야 한다. 교육감 뿐만 아니라 교육장과 교장, 교육행정관료들도 자신이 맡은 업무와 관련하여 소통의 채널을 확보하여야 한다. 채널을 확보하였으면 그 다음은 논의의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고 공개하는 것이다. 이렇게 쌓여진 소통의 결과는 분기마다, 해마다 백서로 정리되고 공개되어야 힘을 얻는다.

좋은 소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전문가를 양성하여야 한다. 많은 도민들은 학교와 교육청의 고압적인 태도에 절망한다고 전한다. 법령과 전례, 예산이 없으며 자신의 담당이 아니라는 말로 방법 보다는 핑계를 찾는 경우는 없는가? 이는 일전에 교육감께서 지적한바 대로 열심히 일하다가 실수를 한 경우 오히려 ‘성공적인 실패 사례’로 상을 줄 일이지 벌을 받을 일이 아니다. 안전훈련 못지 않게 소통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

공자는 “더불어 말할 사람과 말을 하지 않음은 사람을 잃는 것이며, 더불어 말하지 않을 사람과 말을 나누는 것은 말을 잃는 것”(논어 위령공편)이라고 가르쳤다. 충북 교육에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을 잃을까 삼가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잃지 않도록 두려워할 일이다.

타게 엘란데르(1901년 6월 13일 ~ 1985년 6월 21일)는 스웨덴의 총리, 정치가이다. 스웨덴 사회민주당의 리더였으며 46년부터 69년까지 23년간 총리직에 있어 '스웨덴의 가장 긴 총리'라 불리었다. 위키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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