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브랜드 경쟁력 약화 우려, 황새 서식 '청신호'

진천군이 농산물 경쟁력 강화를 위해 16년 동안 추진한 항공방제를 중단하고 지상방제로 전환하기로 해 진천군 일대에서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199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황새 '미호'의 서식 환경 조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박영선 진천부군수는 7일 열린 238회 진천군의회 1차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안재덕 의원의 '항공방제 중단에 따른 병해충 방제 대안'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군은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농가 피해와 발생 빈도가 높은 병해충에 대해 항공방제를 추진했지만 정부의 농업정책 변화, 소비자 안전·고급 농산물 선호 등 농업 여건 변화에 따라 농업인단체들과 간담회를 통해 항공방제를 중단하기로 했다.

군은 전국에서 4곳밖에 추진하지 않는 항공방제를 계속하면 ‘생거진천쌀’ 브랜드 가치 하락, 생거진천의 청정 이미지 훼손, 다른 작물 재배농가 피해, 환경오염 등으로 지역 농업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군은 진천·이월·광혜원농협과 장척쌀영농법인의 방제기 4대를 활용한 광역방제와 농가에서 보유한 방제기를 이용해 개별방제할 계획이다.

농가와 방제기 보유 농협이나 법인에는 방제 농약을 지원하고 살포가 쉬운 입제 농약을 확대 공급하기로 했다.

군은 지상방제로 전화하는 데 따른 방제 능력 감소(항공방제 면적 2240㏊의 35~40% 수준)에 대해서는 광역방제기 추가 공급과 개별농가 동력살포기, 농기계 부착용 살포기 공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군이 항공방제를 중단하면 지난 3월 22일 진천군 문백면 백곡천에 날아온 황새 ‘미호’의 서식 환경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황새 복원 작업을 하는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박시룡 원장과 '새박사'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는 "황새가 진천에서 오랫동안 서식하려면 항공방제를 중단하고 황새생태농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농약 사용은 일본의 3배, 미국의 5.5배에 달한다"며 "황새를 살리고 사람에게도 안전하며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자연환경을 만들려면 황새생태농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진천지역에서는 그동안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진천군지부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진천지부 등 시민환경단체에서 먹이 주기 행사 등 황새 서식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군이 7일 항공방제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일부 이장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장 16명은 이날 유영훈 군수를 방문해 항공방제 중단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