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예결위원장 선출 놓고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 격돌 ‘눈살’
다시 냉랭해진 여야···이 의장 리더십 도마위, 1년전 사태 반복 책임론 일어

충북도의회가 1년전 모습으로 돌아갔다. 다수당을 차지한 새누리당은 지난해 개원하면서 의장단을 싹쓸이해 숱한 비난에 시달렸다. 도의회는 새누리당 21명, 새정치민주연합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새누리당은 의장, 부의장 2, 상임위원장 6, 예결위원장까지 10개 자리를 차지했고 새정치연합은 단 한 자리도 갖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에 부의장1+상임위원장 1석, 새정치연합은 부의장1+상임위원장 2석을 요구하며 팽팽히 맞섰다. 결국 합의가 안돼 새정치연합이 반발하며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자 새누리당은 원구성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이로부터 1년후인 지난 6일 양 당은 예결위원장을 선출하면서 또 크게 부딪쳤다. 의장단 중 예결위원장 임기만 1년이고, 나머지는 2년이다. 새정치연합은 '교섭단체조례가 시행되는 만큼 소수당 배려 차원에서 예결위원장 자리를 달라‘고 했으나 새누리당은 이를 표결에 부치고 '주지말자'고 결정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내처 예결위원장에 김인수(보은) 의원, 부위원장에 김학철(충주1) 의원을 선출했다.

그러자 새정치연합은 반발하며 예결위원직도 거부했다. 예결위원은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4명이 새정치연합 몫이다. 이 날 김영주(청주6) 황규철(옥천2) 이광진(음성2) 이숙애(비례) 의원이 지명됐으나 이를 거부하고 퇴장했다. 이들은 정회가 끝난 후에도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았고, 새누리당은 1년전처럼 자신들끼리 통과시키고 말았다.

이언구 의장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에게 “할 말이 있으면 들어와서 해라.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의원의 본분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의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많다는 게 중론이다. 도의회 여야는 이미 6월 들어서면서부터 차기 예결위원장 선출을 놓고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양 당이 합의할 수 있도록 의장이 역할을 했어야지 1년전 사태와 똑같은 일을 반복하도록 방치하느냐는 게 지역민들의 의견이다.

도의회는 지난해 새누리당의 의장단 싹쓸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뒤 지난해 10월 24일 진통끝에 교섭단체조례를 제정했다. 조례 핵심은 원구성시 양 당 원내대표들이 협의해 결정한다는 것. 때문에 의원들은 다수당 횡포를 예방하고 소수당을 배려하는 제도적 장치가 될 것이라고 보았고, 이는 이언구 의장의 치적으로도 남았다. 하지만 8개월여 만에 조례는 휴지조각이 됐다.
 

새정치연합 “특별위, 의장주재 회의 불참”

최병윤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음성1)는 “의장이 ‘예결위원장 자리를 새정치연합에 줄 수 있도록 임병운 대표에게 도와주라고 했다’고 내게 말했다. 그러자 임 의원이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표결 결과 예결위원장을 새누리당에서 해야 한다는 표가 13, 새정치연합에 줘야 한다는 표가 7, 결석 1표로 나왔다. 이 결과의 의미는 의장파가 반대했다는 뜻이다. 의장의 겉 다르고 속다른 행동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분개했다.

지난 7월 1일 새누리 원내대표가 임순묵 의원(충주3)으로 바뀐 후에도, 예결위원장 선출이 있던 6일에도 의장과 임 대표로부터 ‘잘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최 의원은 “의장을 의원들의 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 이렇게 할 바에는 교섭단체조례를 왜 만들었는가. 앞으로 새정치연합은 의장 주재 회의와 운영위, 예결위 등에 불참하고 의장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지난해 새정치연합에 부의장1+상임위원장1석을 주기로 타협하다 나중에 부의장1+상임위원장1+예결위원장을 제안했으나 새정치연합이 거부해 우리끼리 원구성을 했다. 당시 2+1석을 제시했는데 받지 않더니 이번에 예결위원장에 목매는 저의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하반기 원구성시 우위를 점하려는 또 다른 자리다툼의 전초전 아니냐면서 도의회를 자리보전 도구로 이용하지 말고 원내로 들어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즉각 “원구성 당시 협상이 결렬된 것도 소수당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다. 힘으로 밀어붙여놓고 야당 책임이라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원만한 의회운영과 상생정치를 위해 예결위원장을 야당에 배려해야 한다는 여론도 무시됐다. 의회 민주주의는 죽고 다수당의 횡포만 남았다”고 쏘아붙였다.

충북참여연대는 지난해에 이어 발생한 이번 파행 역시 새누리당의 오만과 독선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이로 인한 책임은 새누리당이 온전히 져야할 것 이라고 비난했다. 도의회 사태에 대해 지역민들도 비판했다. 지방의회조차 대화와 타협이 통하지 않고 다수당의 횡포가 계속된다면 존재가치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말로는 상생과 소통을 외치지만 당리당략에 빠져있는 도의회를 주민들이 표로써 심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의회 대표인 의장에 대해서도 비난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 이언구 도의장 등 간부들은 7월 2일 개원1주년 주요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며칠만에 여야는 둘로 갈라졌다. 왼쪽부터 최병윤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이언구 도의장, 임순묵 새누리 원내대표, 박한범 새누리 운영위원장.

벌써부터 하반기 자리다툼 하나 
"의장, 상임위원장 욕심
···새누리당내 계파간 머리싸움 치열" 소문 무성

 

충북도의회가 연일 바람잘 날 없이 어수선하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과의 갈등뿐 아니라 당내 계파간 머리싸움도 심각하다는 소문이 벌써부터 무성하다. 새누리당은 이언구 의장파와 김양희 의원 파, 이도저도 아닌 중도파 등 세 파로 나뉘어졌다는 것이고 하반기로 갈수록 이 의장파와 김 의원파간의 세력다툼이 노골화 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김 의원은 전반기 의장선거 때 이 의장에게 패하고 하반기 의장을 노리고 있다.

임병운 의원(청주10)은 지난 6월 22일 이 의장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이어 이종욱 의원(비례대표)은 1일 대변인직을 내놓았다. 또 윤홍창 의원(제천1)은 국립종자원 충북지원의 충주 유치를 주장한 이 의장을 공격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의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런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김 의원파가 이 의장을 공격하는 형국이라는 게 의원들의 말이다. 모 의원은 “하반기 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욕심내는 사람들이 벌써부터 움직이는 것 같다. 이 과정에서 계파간 머리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또 모 의원은 “최근 보직을 사퇴한 의원들이 反의장파인데 의장에게 문제를 돌렸다. 의장에게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하반기에 뭔가 하고 싶어 일찌감치 그만뒀다는 소문들이 있다. 모 의원은 상임위원장, 모 의원은 원내대표를 하고 싶어 한다는 얘기들이 돌고 있다. 상대편을 공격하면서 목적달성도 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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