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정(신행정수도건설 추진위 지역자문 위원장)

   
 요즘 행정수도 이전 논란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말 들으면 이것이 옳고 저말 들으면 저것이 옳은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책과 정략을 혼동함으로서 역사적으로 처참한 일을 많이 겪었다. 지금도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정략을 정책인양 목소리를 돋구어 민심의 갈등을 야기하고 역사의 방향을 흔들고 있다. 정책은 그 목적하는 바가 국리민복과 국가발전에 있으나 정략은 정치적 이익집단의 책략이나 흥정을 의미한다.

 우리 역사상 그 예를 들어보면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2년 전 1590년에 조선 조정에서는 일본에 통신사를 보냈다. 그들은 1년 후 돌아와서 조정에 상반된 보고를 하였다. 정사인 황윤길은 일본이 침략을 준비하고 있으니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고, 부사 김성일은 침략의 조짐이 전혀 없으니 걱정 할 것이 없다고 했다. 조정에서는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져 자파의 인물을 비호했고 결국은 전쟁설을 퍼트려 민심을 혼란스럽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으로 김성일의 주장을 받아 들였다.

 그 바로 2년 후 일본은 20만 명의 병력으로 조선을 침략해 왔고, 20일 만에 조정은 의주로 피난을 가고 백성과 산하가 초토화 되었다. 또 병자호란과 정묘호란은 무엇인가. 망해 가는 명나라에 사대를 하지 않았다고 반정을 도모해 인조왕을 세웠다가 후금(청)의 침입으로 조정이 강화로, 남한산성으로 쫓겨 다니고 민생이 도탄에 빠졌었다. 이 사건들은 조선시대 4색 붕당 정치인들이 상황의 변화와 시세의 흐름을 외면한 정략적 싸움의 결과였다.

 행정수도 이전의 논란도 정략적으로 흐르고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야당이 다수였던 지난 국회에서 ‘신행정수도건설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절대다수로 승인해 놓고 사업이 본격화 되자 일부 지식인들과 합세하여 헌법소원을 내고 반대론을 펴고 있다. 핵심쟁점을 보면 새수도 건설비용의 과다문제, 수도권의 경쟁력 약화와 인구분산효과 의문, 통일 후의 수도문제 등이다.

 첫째 건설비 문제는 정부투자가 연평균 4,700억원(일반회계 0.4%)이며, 민간투자가 대부분이므로 정책을 적절히 운용하면 유효수요의 창출과 민간수익의 도모로 새로운 경제 활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수도권은 이미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신행정수도 건설과 현 수도권의 규제완화를 연계하면 상생적 효과를 걷을 수 있고, 매년 30만명의 수도권 유입을 막게 될 것이다.

 셋째, 통일수도 문제로서 최근 한국은행 발표에 의하면 북한의 경제규모가 남한의 3%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통일이 될려면 남북의 경제력이 최소한 6:4 정도는 돼야 후유증의 감내가 가능한 것이다. 앞으로 많은 기간 인내와 준비가 필요할 것이며 그때는 수도의 개념과 기능이 또 다른 면에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통일의 경우 동독 주민 380만명이 일시에 서독으로 유입되었고 지금까지 그 후유증을 겪고 있음을 우리는 보고 있다.
 
 정책은 선택이다. 100% 완벽한 정책은 없다. 어떤 것이 더 상황대처에 현명하고 효과적인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지금 국가 경영이 모든 권력․자원․돈․사람까지 서울이 빨아들이고 념쳐서 수도권은 비만증과 동맥경화 현상까지 일으키고 있고 지방은 황폐화하고 있다. 또한 이제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20세기가 국가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도시의 시대이다. 국제경쟁력이 있는 도시를 얼마나 갖고 있는냐가 그 나라의 성장과 발전의 척도가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다. 수도권 일극(一極) 집중정책을 하루속히 벗어야 한다.

 결론으로, 정부는 말없고 살기에 바빠 내용을 잘 몰라서 논란과 갈등에 휩싸이는 다수 국민을 위해 찬․반의 논리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이를 위해 방송망을 통해 하루 한가지씩, 예를 들면 건설비용 문제, 수도권의 교툥․주택․물가문제, 환경과 공해문제, 통일수도 문제, 수도권의 경쟁력 제고, 여타 지방의 균형발전, 외국의 사례등 논란사항을 가장 시청율이 높은 시간대에 친절하고 치밀한 계획으로 찬․반 대 토론회를 운영함으로서 국론통합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