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세평/ 류연국 한국교통대 전자공학과 교수

▲ 류연국 한국교통대 전자공학과 교수

요즘 세상이 참 흉흉하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사회의 많은 분야가 어수선하고 시끄럽다. 국내 첫 메르스 확진자가 국내로 입국한 날이 5월 4일이었으니 한 달 하고도 스무 날이 더 지났다.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고 기침이 나는 이상 증상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게 1주일이 지난 5월 12일이고 평택성모병원과 서울삼성병원을 거치며 병원이 의뢰한 검체를 통해 메르스로 확진된 게 5월 20일이다. 그 보름동안 대한민국의 방역체계는 구멍이 났으며 그 후로도 우리의 대응체계는 구멍이 숭숭 나있음을 국민들은 알게 됐고 많은 이들이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누그러들 것이라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 괜찮다는 정부의 설명을 비웃기라도 하듯 메르스 확진 환자는 점점 늘어만 갔고 6월에 접어들면서 사망자가 발생했다.

어린 학생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비롯하여 중·고등학교, 대학까지 휴업하는 경우가 생기며 격리자는 1천명을 넘었다. 3차 감염은 없을 거라 했지만 3차감염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자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거리는 한산해지고 고속도로의 통행량이 감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 군인까지 메르스에 감염되는 일이 발생하자 국방 차원의 문제로 까지 비화되며 많은 논란을 가져왔다. 대통령은 미국 방문을 연기하며 현장을 방문하기에 이르렀고 세계보건기구(WHO) 메르스 합동조사단이 국내에 들어와 활동을 시작했다. 정부는 국민들이 혼란에 빠진다는 이유로 메르스 환자가 거쳐 간 병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가 유어비어가 꼬리를 물자 결국 해당병원들을 발표했지만 이미 많은 국민이 등을 돌린 뒤의 뒷북행정을 하나 더한 꼴이 되고 말았다. 서울삼성병원이 도마에 오르며 욕을 먹었고 부분적인 폐쇄에 들어갔다.

6월 29일 현재, 메르스 확진자는 182명으로 늘어났고 사망자가 32명으로 증가했다. 우리의 방역망은 메르스를 대비하지 못했다. 전쟁의 고귀한 희생자들이 나서서 이 나라를 구한 것처럼 희생정신으로 무장한 의료인들의 노력으로 그나마 메르스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같아 천만다행이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로 벌어진 사회·경제적 혼란과 침체에 대한 뒷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우선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일단 시장에서 소비가 촉진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하고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 사람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일상으로 돌아가 시장에 나가는 데 문제가 없음을 확신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하고 움직여서 활력이 생기고 서민경제가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될 것이다.

메르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제는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쳐야 한다. 또다시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해도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메르스 사태와 같은 혼란이 반복되게 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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