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한글 가르치는 민혜영 성인문해교실 교장

성화5단지 관리사무소 2층에는 사회교육문화센터 ‘일하는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는 성인문해교실이 있다. 말하자면 어르신들 한글교실이다. 1993년 사창동에서 시작한 문해교실은 사직동을 거쳐 지난해부터 성화동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성인문해교실은 지난 1년간 연극공연도 하고, 동화책 출판기념회와 시화전도 열었다. 봄가을로 소풍도 가고, 전국 문해교실과 연합해 운동회도 열었다. 이 일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사람이 바로 민혜영 교장선생님이다.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를 연상했다면 오산이다. 민 교장이 한글학교와 인연을 맺은 건 2004년, 아침 9시부터 어르신들에게 국어를 가르치고, 오후부터 밤 9시까지는 아이들 공부를 도왔다. 이제는 한글교실에만 전념하는 민 교장에게 아이와 어르신의 차이를 물었다.

아이들과 어르신들 가르치는 것이 어떻게 다른 지 궁금했다. 그는 “어머님들에게 묘한 매력이 있다. 나로 인해 깨우쳐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그럴수록 어머님들은 더 고마워하고 더 큰 사랑을 베풀어주신다”고 말했다. “이 일은 하면 할수록 늪에 빠지는 것 같다. 늪에 빠지면 빠질수록 묘한 매력이 있어 빠져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어르신들과 정이 들 수밖에 없는 게 길게는 10년 이상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 교장은 “성화동으로 옮긴 뒤 어떤 분은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이곳까지 오신다. 물론 고맙지만 연세가 많으셔서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민 교장은 지금도 주 2회는 율량동으로 출장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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