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백년대계/ 이동갑 충북교육발전소 정책전문위원

이제 7월 1일이면 이른바 진보교육감이 취임한지 1주년이 된다. 지난 1년, 충북교육은 무엇이 변했는가? 바람직하게, 혹은 나쁘게. 혹자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는 것이 유일한 변화라고 하기도 한다. 2014년 6·4 지방선거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세월호 사고 와중에 지자체장을 휩쓴 가운데 전국 17개 교육자치단체장 중 3/4이 넘는 13개 지역에서 소위 진보교육감이 탄생하였다. “전교조 출신에게 교육을 맡길 수 있겠느냐?”는 한 후보의 절규에도 초선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45%를 득표한 김병우 교육감의 시대가 열렸다.

지난 1년, 충북은 선거법에 발목 잡혀 겉으로는 아무런 변화도 이루어내지 못한 동면의 시간이었나? 아니면 두 발 멀리 뛰기 위해 상황을 분석하고 에너지를 축척하는 준비의 시간이었나? 교육감을 지지한 많은 시민단체와 학부모 등의 기다림은 목이 마르다. 교육감을 지지하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의 우려에 어떠한 대답을 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돌이켜보면, 기득권과 관료 체제는 견고한데 신임교육감의 주변에는 준비된 인물과 정책이 부족하였다. 개혁의 3대 요소는 신념과 실력, 그리고 주체 세력이다. 신임교육감의 신념은 무려 스물 두 번의 재판과정 속에서 살아 남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다. 교육감의 낙마를 바라는 집요한 공격 앞에서 때로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살얼음 위를 걷는’ 시간이었다.

일부 관료들은 냉소적이었고 또 다시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지를 좌고우면하였다. 실력은 충분히 증명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개혁의 주체 세력이 보이지 않았다. 준비된 전문가들이 턱 없이 부족하여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려하나 새 부대가 없는 격이었다.

마을에 유일한 식당이 손님을 무시하기에 선거라는 과정을 통해 주인을 바꾸었는데 주방장도 그대로, 홀 서빙을 하는 종업원 대부분 그대로이다. 간판이 바뀌고 메뉴 몇 개가 바뀌었는데 음식 맛은 전과 별 다름이 없다는 평이 곳곳에서 흘려 나온다. 이런 와중에 지난 6월 17일 항소심 선거 공판에서 김 교육감은 80만원을 선고 받았다. 1심의 무죄 선거에 비해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겠지만 이로써 지루한 선거법 관련 재판 국면에서 거의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지만 도민들의 열망을 사법부가 상식적인 판결로 답할 것을 믿는다.

가뭄의 단 비처럼 반가운 소식 하나는 충북교육청이 전국 교육청 평가에서 도단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는 새로운 교육감이 취임한 후의 결과이다. 이전과는 달리 인위적인 집중적인 준비와 노력이 아닌 충북교육의 우수한 저력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수요자 만족도에서 전국 최고 점수를 받았다고 하니 이는 성과 자체라기보다는 도민들의 기대와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조심스레 해석해본다. 이로써 신임교육감은 선거법 재판이라는 족쇄를 벗어 던지고 힘차게 날아 오를 수 있을까?

연합고사의 폐지와 함께 일선에서도 조금씩 변화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는 소문도, 변화는 이미 교육청 안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목격담도 들린다. 초기에 냉소적이던 교육 관료들도 교육감의 진정성에 응답하여 물리적인 결합을 넘어 화학적인 결합을 하고 있다는 희망도 엿보인다. 학교 운동장에서 오래달리기를 하는데 이제 겨우 한 바퀴가 끝났을 뿐이다.

‘천천히 서두르라’는 라틴어 속담 ‘FESTINA LANTE’를 기억한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기다려 주세요”라던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 소리가 들린다. 이제 취임 1주년을 맞는 교육감과 충북교육의 바람직한 변화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기다려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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