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종이 땡땡땡/ 조윤성 대성고3학년

충청리뷰DB

6월 4일, 올해 첫 평가원 모의고사인 6월 모의고사가 일제히 치러졌다. 교육청이나 사설업체에서 주관하는 모의고사와 달리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최초의 EBS연계와 재수생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6월 모의고사는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 6월 모의고사는 그 크나큰 의미만큼이나 크나큰 혼란(?)을 몰고 왔다.

소위 ‘물수능’이라는 말이 적합할 정도로 난이도를 너무 낮춘 까닭에 각 과목별 등급 커트라인은 천정부지기수로 치솟았다. 영어의 경우 100점이 1등급 커트라인이란 말이 나돌았을 정도니 점수의 인플레이션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학생의 경우 전체인원의 70%를 모집하는 수시모집에 많은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능이 변별력이 없어진 탓에 문제 1~2개만 틀려도 원하는 대학을 지원할 수 없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70%모집’은 어느 새 입시현장의 공식처럼 굳어져버렸다. 특히 수시모집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단순 암기식 교육과 기계적인 문제풀이를 지양한다는 점에서 등장한 ‘학생부종합전형’(구 입학사정관제도)은 학생을 점수로만 평가하지 않고 자기소개서와 면접, 학생이 해온 활동 그리고 내신 성적 등을 통해 평가한다. 즉, 학생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뽑겠다는 것이다. 취지로만 보자면 좋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교육여건은 이러한 제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대부분 단순 암기와 주입식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여전히 1명의 교사가 다수의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시스템에서는 ‘주입식 교육’을 하기도 벅찬 실정이다. 또한 보여 주기식의 ‘스펙’에 대한 과도한 경쟁과 집착이 나타난다. 00대회, △△올림피아드 등이 원래의 목적과는 달리 스펙을 위한 사교육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일부 고위층에서는 자기 자식의 수상을 위해 부모가 대회를 개최하는 일 조차 벌어진다.

또 진로를 비교적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설정해놓아야 하는 단점도 존재한다. 3년간의 학생 활동을 중점적으로 보는 이상 자신이 원하는 학과를 설정해서 그에 관한 활동들을 꾸준히 하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고등학교 1학년이 아직 진로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에서 학과를 정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꿈과 진로는 언제고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학생부 종합 전형’, 이름만 놓고 본다면 그리고 내용을 들여다봐도 좋은 제도이다. 하지만 교육여건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 ‘빛좋은 개살구’가 될 뿐이다. 교육당국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능의 난이도를 낮추고 있고 이에 발맞추어 수능을 아예 참고하지 않거나 최저학력기준만을 제시하는 수시모집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예전의 주입, 암기식 교육이 21c의 창의적인 정보화 사회에 맞지 않는 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입시가 학생의 발전 가능성을 보는 정성적평가로 나아가야 한다면 이제부터라도 앞서 언급한 교육여건들을 개선해 진정으로 학생을 위한 학생부종합전형을 완성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위해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 교육당국의 사고의 변화와 절실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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