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발굴로 공기 지연…토목공사 시작도 못 해
공사업체, 대규모 체육시설 시공 경험 전무 ‘우려’

▲ 지난 4월 29일 기공식과 함께 본격 공사에 들어간 종합스포츠타운 건설공사가 두 달이 다 되도록 기초 토목공사조차 못 하고 공사가 중단돼 전국체전 대회 개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7년 전국체전 주 경기장으로 쓰일 충주종합스포츠타운(스포츠타운) 건설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대회 성공개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특히 공사를 맡은 시공사인 ㈜대화종합건설이 종합경기장이나 실내체육관 등 대규모 체육시설 공사를 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대로 된 시설을 만들 수 있겠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충주종합스포츠타운은 사업비 1203억 원을 들여 31만 124㎡ 부지에 1만 4946석 규모의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주차장 1388대, 공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충주에는 기존 종합운동장과 체육관이 있지만 전국체전에서 공신력 있는 기록을 인증받지 못해 다시 짓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충주시는 지난 4월 29일 스포츠타운 공사 기공식을 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지만 두 달이 다 되도록 기초 토목공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마저도 현재는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물론 공사 중단 사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먼저 스포츠타운 사업용지에서 문화재가 발굴되면서 공사가 중단, 당초 계획보다 4개월 이상 늦어졌다. 현재도 문화재 발굴 등으로 공사는 계속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한 지역업체들이 공사를 중단했다. 대부분 영세업체인 이들은 공사대금을 받을 때까지 공사를 중지하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당시 일이 불거진 이유는 주 시공사인 남양건설이 법정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2010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남양건설은 500만 원 이상의 자금을 집행할 때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때문에 해당 절차를 진행하다보면 공사 대금 등의 집행이 늦어져 또 다시 공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사중단 사태 뒤 남양건설 관계자는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해 문제가 없다”며 “앞으로 공사대금 지급 기간을 무시하고 무리한 대금 지금을 요구하며 공사를 중단하는 업체는 공사에서 배제하는 등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분 몰아주기, 부실시공 우려”

이에 따라 스포츠타운 공사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될 줄 알았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최근 지분 60%를 보유한 남양건설이 자신의 지분을 대화건설에 넘겼다.

당초 스포츠타운 공사는 남양건설 등 3개사가 공동으로 도급해 2017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12월 조달청을 통한 입찰로 남양건설, 대자건설, 대화건설 등 3개사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공사 지분은 남양이 60%, 대자와 대화가 각각 20%를 보유했다.

이 과정에서 일찌감치 대자는 자신의 지분 20%를 대화에 넘겼고, 이달 남양건설마저 대화건설에 공사 지분 모두를 양도했다.

어떤 거래가 오갔는지 알 수 없지만 일정금액을 챙겨주고 지분을 넘겨받았을 것이라 게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큰 공사에서 주 시공사로 선정된 남양건설이 자신의 지분 모두를 준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일정금액을 받고 지분을 넘겨주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렇다면 공사대금에서 그 돈이 나올 텐데 그것이 부실공사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관계기관이 나서 철저한 관리감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난이도 높은 입체공법, 경험 중요”

더 큰 문제는 100% 지분을 확보한 대화건설이 대규모 체육시설 건설공사를 해 본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대규모 체육시설 공사는 건물을 지지하는 지지대와 벽체 등을 최소화하는 입체식 공법이 주를 이루는 최고 난이도 공사이기 때문에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남양건설은 대규모 시설공사 경험을 바탕으로 주 시공사로 결정됐지만, 지분을 양도하면서 대규모 체육시설 건설공사 경험이 전무한 대화건설이 종합스포츠타운 공사를 설계대로, 또 공기에 맞춰 진행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11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사당종합체육관 붕괴 사고도 경험 없는 시공사의 부실시공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경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업계 관계자는 “공기도 빠듯하고 대화건설이 경험도 없기 때문에 공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화건설 입장에서는 이번 공사를 통해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스포츠타운 공사가 시험 무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부실공사의 위험도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대화건설 관계자는 “기존 주 시공사와 원만히 합의돼 공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며 “대규모 체육공사 경험이 없는 점이 우리도 제일 걱정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해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충주종합스포츠타운 공사가 마무리되면 2017년 98회 전국체육대회와 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이어 이듬해 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잇따라 이곳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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