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눈/ 강일구 미디어 블로그 ‘고함20’ 기자

5580원이라는 임금 앞에서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봤자 한 달에 130만 원 이상 버는것은 무리였다. 서울로 올라온 지 6개월, 50만원(1월~2월), 130만원(2월~3월), 80만원(3월~4월) 30만원(5월~6월)원. 1월 초순에 서울로 올라와 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이다.

22만 5000원의 방세(친구와 반씩 내고 있다), 3만 9000원 대의 매달 교통비, 다달이 나가는 3만원 대의 전기·물·도시가스비, 그리고 생활 필수품(생수, 간단한 반찬)으로 나가는 돈 5만 원. 기본적으로 매달 40만 원이 넘는 돈을 써야한다.

서울로 올라온 첫 달 이태원의 한 라운지바에서 월 130만원이라는 돈을 받고 오후 20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바텐더(직원으로)일을 했다. 월급을 가게에서 의무적으로 일해야 하는 시간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최저임금 5580보다 500원 정도 많았다. 평일에는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새벽 3시까지만 일을 했고 파티가 있는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거의 대부분 4시 넘어 퇴근했다.

마감시간을 넘겨 일을 하더라도 사장이 추가수당을 주는 일은 없었다. 직원이 받는 월급으로 받는 130만 원이란 돈 안에는 주휴수당이나 추가 근무수당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4시에 가게 문을 닫으면 지하철이 운행되는 6시 전까지 겨울 새벽의 이태원 골목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추위를 피해 매일 카페나 음식점으로 들어갈 수도 없었다. 가게안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기 위해서는 뭐 하나라도 사먹어야 하는데, 가장 싼 음식들이 5000원이 넘었다.

두 번째 아르바이트를 한 곳은 서울대 근처의 한 레스토랑이었다. 이곳에서는 시급 자그마치 8000원 이었다. 시급 8000원을 받으며 토요일과 일요일 낮 12시부터 밤 11시까지 설거지를 했다. 전에 일하던 곳에서도 그릇설거지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이곳에서도 나름 자신이 있었다. 이곳에서 내가 닦아야 하는 설거지의 양은 상상을 초월했다. 하루 매출이 평균 350만 원인데, 음식 가격을 하나당 1만 원이라 했을 때 음식그릇 350개, 음식과 같이 나가는 기본 반찬 접시 3개(350그릇X3), 그리고 이 음식들을 만들기 위해 사용된 프라이펜과 조리 전 음식을 담고 있었던 접시들 모두를 나 혼자 닦아야 했다.

세 번째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곳은 청담동의 한 카페다. 시급은 6,000원. 가게의 시스템이 갖추어지기 전에 개업해서 그런지 일하는 시간은 일정치 않다. 보통 카페에서의 시급이 최저임금에서 최대 +500원 안팎일 때, 이 곳에서의 시급은 적은 것은 아니다.

이곳에서도 주 6일을 일하지만 물론 주휴 수당이나 초과 근무 수당은 없다. 가게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긴 하지만, 이야기를 꺼내 봐도 별 소득이 없을 것 같다. 손님이 없을 때에는 사장이 직접 가게에 전화를 걸어 마감을 하라고 했다. 근로 시간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내게 주는 임금을 아끼기 위한 사장의 처사였다. 일명 ‘꺽기’라고 불리는 것이다.

기자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기 위해 상경을 했지만 생활을 유지하기에 급급하여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은 사치에 불과했다.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으면서 주 6일을 일하지 않는다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현재의 임금 수준에서 생활비를 벌기위해 일주일 중 6일, 하루 중 8시간을 돈을 버는데 쓰면서 과연 내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한, 서울 어디를 가나 가게의 종류가 많고, 수가 많을 뿐이지 모두 최저임금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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