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돈 받은 시간·장소·금액 진술 확보…기소 자신
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 개최 영향 불가피…군정 차질

▲ 법원에 출두하는 임각수 괴산군수.

무소속 3선 신화를 기록한 임각수(68) 괴산군수가 지난 5일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군정 차질과 함께 민심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청주지법 문성관 영장실질심사 부장판사는 이날 임 군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임 군수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법정에 출두하면서 “모든 진실은 법정에서 말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임 군수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수개월 앞두고 지역 내 외식업체로부터 1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업체 대표와 임 군수 사이에 뭉칫돈이 오간 시점이 이 업체의 괴산 제조공장 증.개축 시점과 비슷한 점에 주목하고 인·허가 과정에서 대가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에서조차 임 군수의 범죄혐의가 소명된다고 본 만큼 그동안 검찰이 확보한 증거자료가 상당함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미 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임 군수에게 돈을 건낸 시간과 장소, 금액 등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군수 유죄인정시 중형 불가피

이에따라 검찰은 임 군수에게 정치자금법 위반과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모두 적용했다. 이럴 경우 재판에서 모든 혐의가 인정돼 유죄가 나온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 특가법상 뇌물수수는 인정된 수뢰액수에 따라 1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5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인 경우 7년 이상의 유기징역, 3천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인 경우 5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을 받게 된다.

이에앞서 임 군수는 부인의 밭에 군비를 들여 석축을 쌓은 혐의(업무상 배임)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검찰은 임 군수와 업체 대표의 돈거래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경찰서장인 최모(61)총경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경찰서장인 최모 총경은 퇴직 후 이 업체의 고문으로 일하면서 임 군수에게 업체의 돈을 전달하고 자신도 수천만원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다 임 군수 관련 수사는 확대되는 형국이다.

앞서 검찰은 임 군수에게 돈을 건낸 이 업체 대표와 직원 등 4명을 횡령과 세금포탈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어 이들과 돈거래가 의심되는 국세청 직원 1명과 세무사 사무실 직원 1명도 추가 구속했다.

임 군수의 구속에 따라 괴산군이 최초로 국제행사를 개최 예정인 ‘2015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가 차질을 빚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

보궐선거, 군수 후보군 발빠른 움직임

임 군수의 구속으로 인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유기농엑스포가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대해 군청 관계자는 “임 군수가 그동안 전국의 시·도교육감과 종교 지도자들을 일일이 찾아 면담하는 등 유기농엑스포 행사를 적극 추진해 왔다”면서 “도와 행정기관이 추진하기 때문에 행사추진에는 별다른 영향이 적겠지만 임 군수의 구속으로 유기농엑스포 행사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로 인해 행사가 우려된 이시종 지사는 지난 7일 괴산군을 방문, 기관단체장 간담회를 열어 기관단체장과의 협조를 통해 성공적인 유기농엑스포 추진을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시종 도지사와 임회무 도의원을 비롯한 박연섭 괴산군의회 의장, 임정주 괴산경찰서장, 김건영 농협중앙회 괴산군지부장, 괴산군기업경영인협의회장, 괴산군이장협의회장 등 괴산군 기관단체장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주민들도 벌써 임 군수의 낙마로 인해 지역에 선거바람이 일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주민들은 “10년 가까이 괴산군을 이끌어온 임 군수가 불명예스럽게 중도 퇴진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지난해 지방선거 때 후보들간 상호비방으로 시끄러웠는데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지역갈등이 다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괴산지역은 임 군수가 잇따라 사법처리 대상에 올라 보궐선거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군수 후보군들이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궐선거를 전제로 예비후보군에는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임 군수에게 패배한 송인헌(59) 전 충북혁신도시관리본부장과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전직 서울시 공무원 김춘묵(55)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 경선에 나섰던 나용찬(71) 한국보훈학회 부회장과 신동본(62) 전 괴산부군수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괴산군수 후보를 내지 못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에는 반드시 군수 후보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해종 새정련 중부4군 위원장은 “임 군수의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궐선거를 언급하기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면 반드시 후보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괴산군수 선거에서는 임 군수가 전체 유효투표수의 49.28%를 얻어 38.83%를 얻은 송인헌씨와 11.87%를 얻은 김춘묵씨를 누르고 역대 처음으로 ‘무소속 3선 신화’를 일구었다.

▲ 괴산군 소수면 길선리에 위치한 ㈜준코 제조공장.

임 군수에게 1억원 준 ‘준코’는 어떤 회사
소수면에 중앙제조공장 설립…유기농 힐링파크 조성 추진도

임각수 괴산군수에게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준코는 어떤 회사인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괴산군 소수면에 중앙제조공장을 둔 이 회사는 노래타운 관련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로 3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괴산공장 입구에 세워진 검은새인 준코는 ‘검은 방울새’를 지칭하며 스페인어로 ‘영원히 죽지 않는 전설속의 새’를 의미한다.

준코는 지난 1997년 2월 1호점을 열면서 출범해 현재 전국 235개의 체인점과 울산 물류센터, 미국지사를 둔 중견 업체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의 연매출이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준코가 괴산군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5년, 소수면 길선리에 중앙제조공장을 설립하면서 부터로 알려졌다. 이후 공장 시설을 확충, 지난해 9월에는 소수면 소암리 보광산 일대에 2만8966㎡ 규모의 천연유기농 힐링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비에프엘과 245억원을 들여 2018년 완공 계획으로 추진한 이 사업은 비에프엘이 손을 떼면서 중단된 상태다.

당시 군은 유기농 힐링파크가 조성되면 80만명의 직영매장 회원이 있는 (주)준코그룹과 2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버팔로가 휴양시설을 이용할 경우 휴양 관광객 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파급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며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준코는 지난해 2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충북을 휩쓸 때에 도내 공무원들을 위한 방한복 1300개(2억원 상당)를 기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관계가 지방 권력과의 유착으로 연결되면서 이번 파문을 몰고 온 것으로 풀이된다. 임 군수의 아들이 이 회사에 취업해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함께 준코는 2013년 5월 음성군과 용산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투자협정 합의 해제를 체결하면서 군이 의회의 승인없이 권리를 포기하고 돌려준 이행보증금 10억원을 되돌려 받았다. 이후 준코에게 이행보증금 10억원을 되돌려준 것을 두고 음성군의회 한동완 의원은 의회 본회의에서 음성군수에게 특혜의혹을 제기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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