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비, 온난화 속도 늦출 수 있다"


산성비가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 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를 인용, 4일 보 도했다.

산성비의 이같은 효과는 온실가스인 메탄을 대량 방출하는 습지의 미생물(MA.me thanogenic archaea)을 억제하는 박테리아가 산성비 속 황산염 성분을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소량으로 존재한다. 메탄은 인간이 야기하는 지구온난화 원인 중 22%를 차지할 뿐이고 대기 중 메탄은 대부분 자연발생적이다.

영국 개방대학의 빈센트 고우치 박사 팀은 산성비 뿐만 아니라 안개와 눈에 함 유된 낮은 수준의 황산염이 습지 생태계의 메탄 방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 한 연구를 실시했다.

그들은 영국과 미국, 스웨덴 등지의 다양한 습지에 각각 일정량의 황산염을 투 여했다. 투여된 황산염 양은 지구의 일반적인 산(酸) 침전물 범위 안에 드는 수준이 다.

실험결과 황산염이 메탄 방출을 상당히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실험대 상 습지에서 메탄은 30-40%의 억제율을 보였다.

그 이유는 습지 환경에 내재한 두 그룹의 혐기(嫌氣)성 미생물이 서로 경쟁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습지생태계에는 메탄을 방출하는 MA와 함께 `황산염 억제 박테리아(SRB)'가 널리 퍼져 있다.

연구진은 황산염이 증가하면 SRB가 MA를 지배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우치 박사는 BBC 인터뷰에서 "유황수준이 높아지면 황산염을 억제하는 박테리아 SRB가 번 성하면서 메탄 방출 미생물로부터 영양분을 빼앗는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어 1960년부터 2080년까지 황산염 침전물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자신들이 발견한 사실을 이용한 컴퓨터 모델을 사용했다.

그들은 2030년까지는 유황오염 수준이 전체 습지에서 방출되는 메탄량을 15%까 지 줄이는데 충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우치 박사는 "컴퓨터 모델은 산성비가 실제로 메탄 방출을 산업화 이전의 수 준까지 줄인다는 것을 보여주며 산성도가 낮은 비는 생태계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임페리얼 대학의 대기물리학자인 랄프 토미 교수는 산성비가 환 경에 덜 위협적일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 경고하면서 "이 견해가 더 많은 산성비를 생산하기 위한 면허증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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