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예찬/ 김춘길 충북사회복지신문 주필

고정관념은 상황은 변했는데 과거의 생각과 행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여기서 고정관념을 거론하는 것은, 100세 장수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장수적응 마음’과 ‘장수 언행’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일깨우기 위해서이다. 몸은 100세 지향인데 마음과 언행은 1950년대의 가부장적 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가정과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는 낙오자가 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고령자들은 세상이 변했음을 인식, 과거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장수시대에 적응할 수 있다. 그러면 고령자들이 알아야할 세상변화는 어떤 것들인가. 우선은, 소수자로서의 ‘장수인생 권좌’가 무너지고 있음을 직시해야한다. 65세 이상 고령자 수가 전체 인구의 1% 내외에 머물러 있었을 때는 효사상에 기초한 노인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고령자 수가 급증하고, 지식·정보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가정에서 경제적 약자로 전락한 노년들은 지난날의 영화를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2014년 말 기준 13.1%를 기록, 고령화 사회의 말기에 접어들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2018년에는 고령사회(14.0%),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0%+08)에 진입 한다. 충북의 경우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인구(2014년 기준:외국인 제외) 중 14.50%를 기록, 이미 고령사회에 들어섰고, 옥천(23.9%). 영동(26.3%). 괴산(29.1%). 단양(24.9%) 등 4개 군은 초고령사회를 나타내고 있다.

다음으로, 고령자들은 농경사회를 근원으로 하는 전통사회의 지식 경험 등으로 가정과 사회를 리드하던 시대가 지났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물론 지금도 고령자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여전히 유효한 지식. 경험(예를 들자면 산간지역에서의 소규모 영농. 가정예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이 지식·정보의 총 본산으로 이 시대를 지배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컴퓨터와 스마트폰 활용이 체질화한 젊은 세대에게 노장층의 지식·정보 우위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세 번째로 가정·가족형태의 변화에 따른 노인들의 지위 약화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가정·가족 형태가 대가족형태에서 부부중심의 핵가족으로, 여기서 더 나아가 ’1인 가정‘이 증가일로에 있는 과정에서 가사 결정권은 가부장으로부터 주부-며느리로 이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고령자들이 현역 은퇴 후 급격히 경제력을 상실한 데 반해 맞벌이 자식부부는 경제력이 강화됨으로써 가정에서의 결정권은 노부모로부터 아들세대로, 특히 며느리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 요즘의 일반적 가정 풍속도다.

한편 사회에서의 고령자 지위도 힘을 잃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인복지법 등 각종 법령과 제도. 시책 등으로 노인들을 우대 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어린이. 학생 정책 등에 비하면 말만 풍성할 뿐 외화내빈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게 노인들의 지적이다. 더구나 빈곤율에 있어 한국노인들은 49.6%로 OECD회원국의 노인 평균 빈곤율 12.6%의 4배나 되어 더욱 힘이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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