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미지급으로 공사 중단 사태 빚어
남양건설 법정관리 때문 … 재연 가능성도

▲ 지난달 29일 공사에 들어간 충주종합스포츠타운 조감도(위)와 공사 현장.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지역업체들이 공사를 일시 중단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2017년 전국체전 주 경기장인 충주종합스포츠타운 건립이 체전 일정에 맞춰 공사를 완료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주시에 따르면 충주종합스포츠타운은 사업비 1203억 원을 투입해 31만 124㎡의 부지에 1만 4946석 규모의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주차장(1388대), 공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를 마치면 2017년 전국체육대회와 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이어 2018년 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잇달아 열 예정이다.

이에 따라 충주시는 지난달 29일 이 공사 기공식을 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지만 최근 일부 공사가 중단됐다.

주 시공사인 남양건설은 11일 폭우 때문에 일시적으로 공사를 중단했다고 밝혔지만, 지역업체는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해 공사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영세업체인 이들이 공사대금을 받을 때까지 공사를 중지하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업체들이 받지 못한 금액은 회사별로 적게는 200만 원에서 많게는 800만 원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모두 20여개 업체로 공사대금은 6000만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장비 사업자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영세업자 입장에서 대금 지급을 3~4개월 뒤에 해준다는 것은 다 죽으라는 것”이라며 “공사비를 받을 때까지 추가 공사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주종합스포츠타운 공사는 사업용지에서 문화재가 발굴되면서 이미 당초 계획보다 4개월 이상 늦어진 상태여서 남은 공사기간은 2년 2개월에 불과하다.

따라서 남은 기간에 공사를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문제가 많았고, 공기 또한 빠듯한데 이처럼 지연되면 2017년 전국체전 이전에 완공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무엇보다 공사지연으로 공기가 촉박하면 그만큼 부실공사 우려도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공사 재개됐지만 우려 목소리 여전

남양건설 관계자는 “공사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공사대금 집행도 60일 이내에 하면 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공사대금은 모두 지급했다”며 “공사대금 지급 기간을 무시하고 무리한 대금 지금을 요구하며 공사를 중단하는 업체는 공사에서 배제하는 등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일이 불거진 이유는 남양건설이 법정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남양건설은 500만 원 이상의 자금을 집행할 때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때문에 해당 절차를 진행하다보면 공사 대금 등의 집행이 늦어져 또 다시 공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분 60%를 보유한 남양건설이 법정관리를 받는 한 이 같은 공사대금 지연 문제 및 공사중지 사태는 또 다시 재연될 수 있다는 의미다.

논란이 일자 시도 중재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밖에서 우려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남양건설 등 건설사에 대금 미지급 등 잡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독려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공사대금을 지불해 공사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며 “남양건설이 법정관리를 받고 있지만 올 연말 탈피할 것이고, 공사가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 하도급업체가 선정되면 충주시에서 공사업체에 대금을 직접 지불할 수 있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도급업체 선정도 여전히 시끄럽다. 종합스포츠타운 조성 사업 하도급 업체 선정과정에서 충주지역 건설업체들이 배제됐다며 반발하기 때문이다.

이 공사는 남양건설 등 3개사가 공동으로 도급해 2017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시는 지난해 12월 조달청을 통한 입찰로 남양건설, 대자건설, 대화건설 등 3개사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공사 지분은 남양이 60%, 대자와 대화가 각각 20%를 보유했다.

하지만 남양건설이 하도급 업체 선정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면서 지역업체의 반발을 샀다.

하도업체 선정 ‘시끌’…21일 결정

발주처인 충주시와 지역업체인 대자건설과 대화건설이 불만을 표출하면서 기공식은 했지만, 공사는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남양건설 측은 이 같은 발주처와 지역업체의 불만에도 지난달 하도급 입찰을 진행했지만 유찰됐다.

지역 협력업체 관계자는 “만약 지역업체를 배제하고 하청업체를 선정한다면 공사중단도 불사하겠다”며 “충주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하도급 업체 선정은 사인 간의 거래로 충주시가 개입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며 “다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지역 하도급업체를 사용해 달라고 독려할 수는 있다”고 했다.

남양건설 관계자는 “하도급업체 선정은 임의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역 공동사가 추천한 업체를 하도급 입찰업체에 포함했지만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재입찰을 위해 공동사에 하도급업체 추천을 재요청했으며, 현장 설명과 입찰을 통해 최저가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할 예정이고, 지역업체를 많이 참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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