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눈/ 강일구 미디어 블로그 ‘고함20’ 기자

▲ 카페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보통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이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 인상이면서 최고임금 인상이다.

올해에도 다음 해의 최저임금을 책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매번 임금 책정 시기가 될 때마다 사용자 측 위원들은 최저임금의 동결 외치고 있고 근로자위원들은 반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사용자 측과 근로자 측 위원들의 주장에 대한 논리 또한 근거 또한 평행선을 달린다.

단국대의 한 경영학과 교수는 칼럼을 통해 사용자위원들이 항상 내놓는 논리는 “사용자들은 최저임금을 인상할 경우 고용이 줄고 업체들간 경쟁력이 떨어진다 하고,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줄인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임금이 인상될 경우 생산성은 높아지고 이직률을 낮춰서 기업에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에 대한 갑론을박은 굳이 경영인들과 노동자들 사이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학자들 간에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 해 만큼은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경제5단체장과 만난 자리에서 “가급적 적정 수준 임금을 인상해 소비가 회복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며 임금을 올리자는 말을 해 큰 이슈가 되었다. 비슷한 시기 미국의 몇몇 주에서 최저임금을 올리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 또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며 의회에서 연설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최저임금 이상 발언이나, 미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은 비록 우리나라의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최저임금 인상을 부추기는 분위기를 만든 데에는 큰 공헌을 했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물살을 타고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이 여러 시민단체에 의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9일 고용노동부 장관의 2016년 최저임금심의요청서에는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향상하고 노동시장 내 격차를 해소하여 소득분배 상황이 단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말이 들어있어 그동안 최저임금 향상에 대하여 소극적이었던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군불을 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시민단체들은 대내·외적인 상황이 좋은 현 상황에서 최대한 밀어붙여 최저임금을 올리겠다는 분위기다. 청년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인 ‘청년 유니온’에서는 5월 30일까지 광주, 인천, 서울, 경남, 부산, 대구, 경기 지역과 대학에서 최저임금 상승에 대한 여론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노동단체와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정의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 30여개 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 또한 기자회견을 통해 최저임금 6,700원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정의당도 최저임금을 현행에서 79.2% 올린 1만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5년 현재 최저시급은 5,580원이다. 박근혜정부의 최저시급 인상률은 2014년에 7.2%, 2015년에 7.1% 올랐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올해 최저임금은 6000원 선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즉, 이번 최저임금위원회에서 2016년도 최저임금이 6000원 대를 미세하게 맴돈다는 것은 최저임금의 맨 앞자리 수가 바뀌었더라도 평균정도 밖에 올리지 못한 게 된다. 보수정권의 집권기 동안 최저시급의 상승은 언제나 어려운 과제였다. 하지만 이번과 같은 나름 호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에 노동계와 시민사회계 그리고 진보정당들이 연합하여 과연 얼마나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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