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무용단장 뇌물수수 논란 2라운드
당사자 A씨, 경찰조사에서 “대가성 아닌 작품비”밝혀
A씨 채용 시기 2011년 11월…김평호 안무자 때 입단

▲ 도내 한 일간지가 청주시립무용단 신임 안무자에 대한 뇌물 수수 의혹을 보도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당사자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반박하고 있어 진실공방이 제2라운드로 돌입하게 됐다.

최근 청주시립무용단 박시종 신임 안무자에 대한 뇌물 수수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에 대한 반론들이 속속 제기되고 있어 진실공방에 마침표가 찍힐 예정이다. 먼저 이번 의혹이 처음 제기 된 것은 지난 7일 도내 한 일간지 보도를 통해서다.

보도의 주요내용은 박시종 신임 안무자가 3대 안무자 재직시절 채용비와 작품비 명목으로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것이다. 청주시는 제 3대 안무자였던 박시종 씨를 지난 7일 5대 안무자(단장·5급 사무관 대우)로 위촉했다.

 

도내 일간지 처음 문제제기

 

신문사는 이 같은 보도의 근거로 전 시립무용단 단원(현재 퇴사)이자 작품비를 건넸다고 주장한 A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A씨의 인터뷰 내용은 “2009년 9월 서울 모 대학 재학시(3학년) 입단비 명목으로 1500만원을 박 안무자에게 입금했다"며 "또한 1학년 재학시인 2007년에도 작품비 명목으로 700만원을 입금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작 인터뷰에 나섰다던 A씨가 상반된 입장을 표하고 있다. 사실과 다른 왜곡된 보도가 나갔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보도이후 현재 청원경찰서가 인지수사를 하고 있다. 청원경찰서 관계자는 “당사자인 A씨를 불러 수사를 진행했는데 작품비로 정당하게 돈을 건넸을 뿐 대가성 돈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청주시립무용단에 들어간 것과도 이일은 무관하다고 항의했다. 기사에 대해서는 자신이 말한 내용과 달리 왜곡됐다고 하더라. 사실상 피해자가 지목된 이가 피해사실에 대해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라 수사가 성립되기가 어렵다. 내사종결을 해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A씨는 보도가 나간 후에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A씨는 도내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에는 청주시문화예술체육회관 박철석 관장을 찾아와 채용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날 관장을 만난 자리에서 “채용을 목적으로 금품을 제공한 사실은 전혀 없고, 대회 콩쿨용 작품 안무를 부탁해 그에 따른 작품비를 준 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관장은 “채용을 해준다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면 문제가 되지만 안무나 레슨을 해 준 비용을 받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면 상임안무자로 일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A씨의 채용시점도 박시종 안무자와는 거리가 있다. A씨가 청주시립무용단에 채용된 것은 2011년 11월로 박시종 안무자가 아니라 김평호 씨(제4대 안무자)가 안무자로 있던 시기다.

박시종 안무자는 “A씨가 한양대학교 1학년 때 한양대 모 교수의 추천으로 문하생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그러다가 2009년 5월 1일자로 안무자 발령이 났다. 이후 2011년 4월 안무자를 그만뒀다”라고 설명했다.

박시종 안무자가 A씨에게 작품을 짜준 것은 2009년 7월경이다. A씨는 대학교 3학년 때 안무자가 된 박씨로부터 작품을 받아 동아콩쿨대회를 준비했다.

이에 대해 박시종 안무자는 “작품을 짜주고 작품비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단원들도 작품을 짜주고 작품비를 받는다. 안무자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지휘자는 시립 공연 외에도 타 공연에서 지휘하고 지휘료를 받지 않나. 같은 개념이다. 전국의 무용단 안무자 중에서 작품을 짜주고 작품비를 안 받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일종의 개인레슨인데 시립예술단 운영조례에도 개인 레슨에 대한 조항이 없으며, 또한 작품비나 레슨비를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은 규정 또한 찾아볼 수 없다”라고 해명했다.

 

박 안무자 “소송 준비 중”

 

그렇다면 안무자는 단원 채용에 있어 어느 정도 개입할 수 있을까. 박시종 안무자는 “안무자가 심사위원을 위촉하는 게 아니라 청주시문화예술체육회관이 전국의 심사위원을 2배수로 추천하고 위촉하고 있다. 안무자는 심사위원을 추천하는 권한도 사실상 없다. 1년 마다 실시되는 단원들에게 대한 근무평가(근평)도 공무원들이 심사위원을 위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A씨는 내가 시립무용단장으로 있을 때 채용된 것도 아니다. 내가 작품을 짜주면서 이후 취업과 관련된 어떠한 말도 흘린 적도 없다. 시립무용단원은 4학년 졸업예정자부터 채용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당시 3학년인 학생에게 미래를 어떻게 결정할지 알 수도 없는 데 취업에 대해 운운했겠는가. 벌써 7년 전 일이다. 지금에 와서 왜 이런 일이 문제가 되는 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입장을 피력했다.

이 내용을 보도했던 신문사는 또다시 박시종 안무자가 있던 시기에 벌어진 일이라며 퇴사한 단원들의 4가지 사례를 보도했다. 하지만 4가지 사례 중 3가지는 박시종 안무자가 아니라 박재희(제2대) 안무자가 있던 시절의 이야기다.

이에 대해 박재희 전 안무자는 “10년도 지난 일들이 기사화됐다는 것을 알고 너무 놀랐다. 그 사건들의 당사자들이 정말 그렇게 증언했는지 묻고 싶다. 당시에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일이다. 게다가 박시종 안무자는 당시 훈련장으로 있었다. 모든 결정권은 나에게 있던 시기였고, 책임이 있다면 나에게 있는 일이다. 뒤늦게 그런 기사가 나왔다는 게 황당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재희 전 안무자는 “참으로 같은 무용인들끼리 이러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게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박시종 안무자에 대한 의도적인 흡집내기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걸일까. 박시종 안무자가 1차 서류 전형에 통과됐을 때 지역의 무용인들 몇몇은 감사관실에 전화를 해 위촉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수차례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과 같은 일이 벌어진 배경에는 현재 무용계 인사 몇몇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시종 안무자는 “처음에는 공인으로서 모든 것을 끌어안으려고 했지만 악의적인 음해가 계속돼 묵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법정소송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할 수밖에 없게 됐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논란을 두고 한 지역의 무용계 인사는 “무용계는 실력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 프로필을 보면 그 사람의 무용인생을 알 수 있다. 시립무용단장 자리를 놓고 무용인들끼리 자리싸움을 하는 모양새로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 예술인은 떳떳하게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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