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남일~문의간 중앙분리대 1억 투입 식재 강행

충북도가 지난해 준공한 청주시 상당구 남일~문의간 국가지원지방도 중앙분리대에 심은 사철나무가 1년만에 대부분 고사했다.
 
도는 시공과정에서 폭이 좁은 중앙분리대에서 나무생육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도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문의면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준공된 남일∼문의간 지방도 중앙분리대에 심어진 사철나무 대부분이 고사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심은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사철나무가 녹색빛을 잃고 모두 갈색으로 변한채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문의면을 찾는 관광객을 맞고 있다.
 
이 도로는 지난 2004년 착공해 지난해 준공됐다.
 
도는 통행량에 비해 좁고 선형이 불량한 탓에 차량 상습 정체구역이던 남일~문의간 6.8㎞구간을 799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4차로로 확장했다.
 
애초 철제로 시공하기로 했던 중앙분리대에는 1억100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철나무 2만5000여 그루를 심었다.
 
도로 설계과정에서 청남대와 대청댐 등을 찾는 관광객의 볼거리 확충이 필요하다는 옛 청원군의 요청을 수용해 설계를 변경한 결과다.
 
그러나 시공과정에서 중앙분리대 폭이 너무 좁아 나무생육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도는 중앙분리대를 고속도로처럼 시멘트구조물 위에 철제구제물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하기로 하고 국토교통부에 5억~6억원의 총사업비 증액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도의 필요에 따라 설계변경을 추진하는 만큼 스스로 예산을 세워야한다며 퇴짜를 놨다.
 
국비확보가 어려워진 도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그대로 공사를 강행했고, 결국 준공 1년만에 이 곳에 심어진 사철나무가 대부분 고사하고 말았다.
 
일각에서는 중앙분리대 폭이 좁은 것도 문제지만 겨울철 제설작업시 뿌려진 염화칼슘때문에 나무가 고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눈이 녹아내리는 시점에서 수용액 형태를 띄고 있던 염화칼슘이 차량이 고속으로 주행하면 수분과 함께 허공으로 일순간 떠올랐다가 사방으로 퍼지는 과정에서 상당량이 사철나무에 내려앉았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도는 뒤늦게 사철나무 고사 원인분석과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 관계자는 “사철나무 고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는대로 중앙분리대 유지·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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