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신모 총장 사퇴, 외부인사 총장 초빙" 청주사 사태 분수령

학내 정상화 운동을 주도하는 충북 청주대 총동문회가 학교와 재단, 학내 구성원들에게 '최종 중재안'을 제시했다.

학교법인 청석학원 이사로 물러난 김윤배 전 총장이 학원 운영권을 온전히 확보하도록 수용할테니 덕망 있는 외부인사를 총장으로 초빙해 학교를 안정궤도에 올리는데 동의하란 요구가 핵심이다. 재단과 학교는 물론 재단 퇴진운동을 벌이는 구성원들이 이를 수용할지 주목된다.

총동문회는 27일 오전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전 총장이 총동문회의 제안을 모두 받아들인다면 대학 구성원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로 재단 운영권을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공동설립자 중 한 축인 석정계(석정 김영근 선생의) 후손의 이사 참여 ▲황신모 '지명총장' 사퇴 ▲민주적 방식에 의한 덕망있는 외부 인사 총장 초빙 ▲교수단체 학칙화·임단협 타결 등 현안문제 조속한 해결 등 네 가지 요구사항을 내놨다.

경청호(현대백화점그룹 상임고문) 총동문회장은 "지난해 8월 청주대가 정부재정지원제한 대학에 지정되면서 더 커진 학내분열이 200여 일 지나도록 해소되지 않을 뿐더러 총학생회장의 무기한 단식, 학생들의 동조단식, 직원노조·교수회 등 구성원들의 장외행동까지 이어지는 위기상황인 점을 고려해 중재안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총장은 물론 재단 퇴진운동에 동참한 구성원들도 이 중재안을 거부한다면 '사심'을 품고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 된다"며 "이번이 총동문회 차원에서 내는 마지막 중재안일 것"이라고 했다.

"(재단퇴진운동에 동참한 교수회, 직원노조, 총학생회 등이)이유없이 이런 제안을 거부한다면 총동문회는 범비상대책위에서 빠질 생각"이라고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이 중재안을 거부해선 안 된다는 점엔 조상 교수회장과 박용기 청주대 직원노조 지부장, 신갑식 총동문회 부회장도 공감을 표했다.

이들은 "총동문회가 내놓은 중재안은 노조와 교수회가 품고 있는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물론 구성원 내부에서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겠지만, 청주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사심과 욕심을 버리고 요구안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전 총장이 이 중재안을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에 총동문회 관계자는 "(김 전 총장이)더 큰 욕심을 품고 있지 않다면 수용할텐데, 그렇게 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했다.

요구조건을 김 전 총장이 수용할 경우 '사회적 합의'로 재단운영권을 김 전 총장에게 넘길 수 있다고 선언한 배경에 대해선 "9명 이사 중 한 명일뿐이지만 실질적 재단운영권을 쥔 청암계(청암 김원근 선생의 후손·김 전 총장)가 이참에 영속적으로 재단을 운영하도록 석정계가 양보하고, 석정계는 이사회에 들어가 재단이 민주적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힘쓰라는 뜻"이라면서 "사회적 합의는 충북지사·청주시장 등 지자체 단체장과 언론사 대표, 시민사회단체 대표, 청석학원과 무관한 원로 등이 '합의안'에 연대서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경 회장은 "새로운 외부인사란 학교를 민주적으로, 공평무사하게 운영할 인물이면 될텐데 (총동문회를 포함한)학내 구성원들은 반드시 총장 후보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장 밖에선 황신모 총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15일째 단식농성 중인 이 대학 박명원 총학생회장과 동조단식 중인 단과대학생회장 등 1300여 명이 모여 황 총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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