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식 한국교통대 철도시설공학과 교수

▲ 이호식 한국교통대 철도시설공학과 교수

물산업이란 상하수도 사업 및 물 관련 재해 방지사업, 용수 재이용 사업, 제조, 부품, 소재사업, 대체 수자원 개발 등 물과 관련된 제반 사업을 의미한다. 세계 물산업 시장은 2013년 기준 5660억 달러 규모이고 2018년에는 6890억 달러로 성장될 전망이다. 바야흐로 블루골드 시대다. 블랙골드인 석유의 시대를 지나 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1세기 시작과 함께 포춘지는 향후 물산업이 20세기 석유산업을 능가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는데 이러한 예상이 이미 현실화되어 가고 있는 사례들을 세계 곳곳에서 접할 수 있다. 일례로 동양에서 물산업이 가장 발달한 나라중 하나인 싱가포르에서는 인접한 말레이시아로부터 석유를 수입하는 대가로 물 사정이 안 좋은 말레이시아에 먹는 물을 수출하고 있으며 세계 물산업을 선도하는 프랑스는 이미 먹는 병물에서부터 상하수도 시설 및 장치에 이르기까지 물산업 분야에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또한 짧은 기간 동안 관련 분야에서 비약적 발전을 한 결과 현재 세계 10위권으로 연간 10조원의 시장 규모를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물산업에 대한 핑크빛 전망과는 달리 국내 물기업들이 국내외에서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최근 물산업 분야에서 내수시장의 위축과 범국가적 차원에서의 R&D 투자지원에 대한 미흡한 요소들을 들고 있다. 국내 많은 물산업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물산업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이나 동남아, 중동 및 아프리카로 적극적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우리 기업들에게 그리 녹녹치 않은 현실이다.

글로벌 물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및 산하기관, 일부 지자체들이 부산스럽게 계획을 만들고 있지만 막상 국내 물기업들의 경쟁력 제고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해외 물산업 시장에서 선진국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산업 관련 시스템이나 부품, 소재 등을 개발하는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가 절실한 실정이나 중앙부서나 지자체간 이해관계 상충으로 인해 그 투자나 지원이 미흡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물포럼이 우리나라에서 4월에 열린다는 것과 이를 계기로 낙동강 지역에 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전문 물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정책이 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겠다.

국내 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해당 분야에서는 확고한 사실로 알려져 있지만 막상 그 성과는 미흡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역별, 국가별, 시장별, 분야별 선택과 집중을 넘어선 정교한 전략 및 목표를 통한 세분화된 진입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물산업 원천 기술개발과 관련 부품 및 소재 R&D에 공격적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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