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수련원, 이기용 전 교육감 측근 부원장 채용
리베이트에 골프접대 의혹도 … ‘보따리 영업’까지

▲ 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속리산알프스수련원 전경. 사진 육성준 기자.

학생 수련활동 시설 업체들이 영업을 하면서 전체금액의 10%가 넘는 금액을 학교장이나 관계자에게 리베이트 명목으로 전달한다는 현직업체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다. 수련시설 업체들은 전직 교장을 영입해 영업에 활용하고 있으며 알프스수련원에는 이기용 전 교육감 재직시절 정무직으로 비서실에서 3년 이상 근무했던 K씨가 부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에서 학생 수련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모 업체관계자 C씨. 그는 “충북에서는 영업이 안된다”며 인터뷰 내내 한숨을 지었다. C씨는 2년 전 도내 한 수련시설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설을 인수한 뒤 막대한 금액을 투입해 시설을 전면 리모델링했고 도내 학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쳤다.

그는 업체의 적극적인 영업활동에도 불구하고 2년 동안 도내에 소재한 학교 중 단 한 곳도 유치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C씨는 “충북에서는 절대로 영업이 안된다. 아무리 노력해도 들어오는 학교가 없다. 그래서 경기도에 있는 학교를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지만 매우 어렵다. 도산 일보 직전이다”고 말했다.

본보가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현장학습 현황 자료와 조달청 나라장터 시스템, 그리고 각 학교 공지사항과 가정통신문을 확인한 결과 C씨의 주장은 일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청주와 청원 지역 학교 대다수가 알프스수련원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보은 지역에 있으면서 규모도 2배 정도가 큰 다른 수련원의 유치 실적도 알프스 수련원의 절반에 못 미쳤다. 보은군 지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청주 뿐만 아니라 음성, 충주, 옥천 지역도 알프스수련원을 집중 이용했다. 반면 시설이용가격이 알프스수련원의 절반 정도로 저렴한 충북도교육청 보령 임해수련원 이용실적도 알프스수련원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학생 1인당 8000~1만2000원

알프스수련원이 청주지역 학교의 수련 활동 용역을 집중 유치하면서 수련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K씨에 대해서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K씨는 이기용 전 교육감 재직 시절 정무직 공무원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그는 지난 이기용 도지사 예비후보 선거 캠프에서 수행팀장을 맡을 정도로 이 전 교육감의 최측근 인물이다.

K씨는 도교육청 정무직 공무원 생활을 마친 뒤 알프스수련원에 부원장으로 영입됐다. 수련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씨는 수련원에서 영업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교육계 내에서 “K씨가 교장들을 상대로 골프 접대를 했다.

교장들과 중국 등 해외 여행을 다니며 접대를 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이와 관련해 수사기관 내부에 첩보 보고까지 올라갔으나 이 전 교육감이 사퇴하면서 전체적으로 흐지부지됐다는 말까지 돌았다.

이와 관련해 알프스수련원 대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소문이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씨가 후배고 교육청을 나온 뒤 일자리가 없어 채용한 것”이라며 “K 부원장이 개인적인 친분으로 골프를 치거나 여행을 간 것이지 회사의 영업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청소년 수련시설이 영업을 하면서 교장이나 학교 관계자에게 리베이트를 건네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도내 모 수련시설 관계자는 “아직도 리베이트 영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관계자는 “어느 정도 줄기는 했지만 리베이트 영업이 근절되지는 않았다. 리베이트 영업은 사실 업계가 공멸하는 길이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리베이트 액수로는 학생 한 명당 8000원에서 1만2000원 사이”러고 밝혔다. 보통 1인당 부담하는 경비가 8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금액의 10%를 웃도는 금액이다.

이 관계자는 속칭 ‘보따리 영업’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보따리 영업’이란 수련시설에 소속된 영업 직원이 아니지만 이들은 각 학교 수련활동 용역을 시설에 알선하는 사람들의 영업방식을 이르는 업계 은어다.

그는 “보따리 영업을 통해 학생들을 유치하면 보통 학생 1인당 1만5000원을 알선료로 지불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의 고백이 사실이라면 학부모가 부담한 학생들의 수련 경비가 수련시설과 일부 잘못된 교직원들의 주머니로 솔솔 새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 한 교사가 교사들만의 숙소를 별도로 제공해 줬다고 밝힌 알프스수련원내 건물 전경

“학생관리는 직원 몫…밥 사주고 숙소에서 술까지”

일선 교사가 밝힌 민간수련시설 경험담… 몸은 편하지만 바람직하지 않아

충청북도교육청은 진천군에 소재한 충청북도학생종합수련원과 보령시 대천 해수욕장 인근에 임해수련원, 그리고 제주도등 3곳의 시설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청주시 등 각 지자체는 관내에 숙박이 가능한 청소년 수련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 시설은 민간 시설에 비해 수준도 떨어지지 않을 뿐 더러 가격이 민간 시설의 절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재 도내 각 학교에서 진행되는 수련활동의 80%는 민간시설에서 이뤄진다. 현재 있는 교육청과 지자체 시설이 규모가 적어 전체 수요를 감당하기도 힘들다.

반면 일선 교사들은 민간 수련시설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할까. 도내 한 교사는 알프스수련원 경험담을 밝혔다.

이 교사는 “교육청이 운영하는 시설을 이용하면 교사들이 프로그램에 보조로 참여해야 하고 생활 관리도 맡아야 한다”며 “민간 시설은 입소식만 마치면 수련원 직원들이 모든 것을 도맡아 다 해줘 교사들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알프스 수련원에 입소하면 우선 숙소부터 교사들과 학생들을 분리해 비치해 준다”며 “교사들은 펜션 형태의 건물에 숙소를 배정해 줬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생활 관리도 시설 생활지도사들이 다 해 교사들이 따로 할 일이 없다”며 “교사들은 휴식을 취하거나 인근 속리산을 등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2박 3일 중 두 끼 식사를 묘봉 등산로 입구 근처 음식점과 속리산면 소재지 음식점에서 수련원이 별도로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숙소에 양주 한 병까지 제공했던 것으로 기억 한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몸은 편했지만 교육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안면도 해병대 체험 사망 사고 당시에도 교사들은 현장에 없었다”며 “수련원 직원들이 교사가 아닌 만큼 학생들의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안전과 교육내용을 점검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그는 “진행 프로그램과 강사들의 언행이 교육목적에 부합하는 것인지도 살피고 시정해야 할 부분은 교사들이 그 자리에서 요구해 줘야 한다”며 “학생들과 교사들이 떨어져 있는 만큼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알프스수련원 대표 H씨는 “다 지난 이야기다며 요즘에는 그런 일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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