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타는 충북, 건립 앞두고 여성계 TF팀 만들어 의견수렴 중
63억원 들여 연내 완공 목표···공사착공 한 뒤 설명회 열자 불만

▲ 충북 여성계는 오래전부터 3·8여성대회 등을 통해 여성재단 설립을 요구해 왔다. 이시종 지사가 이를 공약하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충북 3·8여성대회’ 모습.

충북도가 설립할 충북여성재단과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 여성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충북의 여성계는 민선3기 이원종 지사 때부터 충북도에 여성재단 설립을 요구했다. 여성에 관한 연구·교육·사업 등을 담당할 체계적인 재단이 없자 3·8충북여성대회 등을 통해 이를 주장해왔다. 현재 충북도가 운영하는 여성관련 기관으로는 충북여성발전센터가 있으나 연구·교육·행정·지원·상담 등 갖가지 업무를 하고 있다. 다른 지역이 독립기관인 재단법인을 운영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열악한 형편이다.

충북여성발전센터는 그동안 행정직 공무원 출신 소장에 행정직 공무원들이 주류를 이루고 연구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민간인을 소장으로 선발한 것도 2013년 3월이다. 그래서 도내 여성계는 “행정기관에 연구기능이 약간 가미된 어정쩡한 형태의 충북여성발전센터 말고 연구·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재단을 설립하라”고 요구했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해 6·4 지방선거 때 충북여성재단 설립과 충북미래여성플라자 건립을 공약했다. 여성재단이 운영할 공간이 미래여성플라자이다. 미래여성플라자는 연구·교육·문화·교류 등을 할 수 있는 여성 복합공간. 청주시 상당구 목련로 현 충북여성발전센터 내에 건립된다. 현재 지하주차장 공사중.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오는 12월 완공예정이고 총 63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충북도와 여성계는 재단 설립 단계부터 의견을 공유하고 단일안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TF팀을 구성했다. 오는 6월까지 의견을 수렴해 내년 1월 출범하는 게 목표. TF팀에는 충북여성단체협의회·충북여성포럼·충북여성연대 대표와 분야별 전문가·관계공무원 등 10여명이 들어갔다. 여기서 결정해야 할 현안은 재단 운영주체와 기능, 조직, 출연금, 향후 발전방안 등이다. 특히 중요한 것이 충북여성발전센터와 여성재단을 통합할 것인가, 아니면 두 개를 따로 운영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변혜정 충북도 여성정책관은 “TF팀에서 재단은 누가 운영하고, 어떤 기능을 할 것이며, 몇 명으로 조직을 구성할 것인가, 그리고 향후 여성발전센터와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할 것이다. 앞으로 재단이 운영할 미래여성플라자의 공간 배치에 대해서도 협의한다”며 “이와 별도로 현재 11개 시·군 여성들을 찾아가 미래여성플라자 건립 계획을 설명하고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의견수렴을 6월말까지 마치고 올 하반기에 조례를 개정한 뒤 신축건물 완공에 맞춰 재단을 출범시킨다는 게 충북도 계획.

▲ 충북미래여성플라자 조감도(사진제공=충북도)

현안결정 수두룩···할 일 많네

한편 충북미래여성플라자를 어떻게 꾸밀 것인가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선 현 여성발전센터와 신축건물을 복도로 연결해 왔다갔다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1층에는 문화이벤트홀·영상미디어실·멀티박스·휴게공간을 두고 2층에는 여성단체사무실·회의실·교육실·수유방을 갖춘 어린이놀이방으로 채운다는 게 대략의 계획안이다. 또 3층에는 요가와 운동을 할 수 있게 온돌마루를 깐 다목적실을 마련한다는 것이나 확정된 건 아니다.

충북도는 지난 3월 10일 충북미래여성플라자 건립 설명회를 열었다. 하지만 실시설계를 마치고 공사착공에 들어간 상태에서 여성계 의견수렴에 나서 불만을 사고 있다. 충북여성살림연대는 지난 3월 31일 토론회를 열고 “의견수렴이 먼저이지 공사착공이 먼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많은 여성들이 이 날 처음 구체적인 설명을 들었다는 점에서 일의 선후가 바뀌었다는 비판을 면키는 어려워 보인다. 그리고 주차장이 좁다는 의견들도 대두됐다.

도 관계자는 “전체 설명회는 3월 10일에 했으나 그전에 여성계 인사들과 개별접촉을 통해 건립계획을 알렸다”며 “주차장은 지상3층 주차빌딩을 짓는 것으로 결정했다. 현재 지하 기초 공사를 하고 있다. 별도의 부지를 사서 주차장으로 사용하자는 얘기들이 있는데 85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 재정형편상 어렵다. 주차빌딩이 완공되면 85대 주차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여성계 인사는 “여성재단과 공간마련은 여성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이 곳에서는 충북지역 여성 연구와 지속적인 교육, 정보교류, 친목도모 등이 상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진행과정을 가능한 범위내에서 공개해 많은 여성들의 관심과 참여속에서 완성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타 광역지자체 여성재단 모두 운영
서울 ‘서울여성가족재단’ 부산 ‘부산여성가족개발원’ 등

 

전국의 광역지자체에는 이미 여성관련 재단이 있다. 충북도에서 여성재단을 만들어도 가장 막차를 타는 셈이다. 재단에서는 대부분 연구·교육을 담당하고 성별영향분석평가센터를 운영한다. 서울시에는 서울여성가족재단이 있다. 이 재단에서는 서울여성플라자를 운영한다. 인원은 4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부산시에는 30명의 인력이 활동하는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 있다. 이 곳에서는 1366과 건강가정지원센터도 운영한다.

그리고 대구시에는 대구여성가족재단, 인천시에 인천여성가족재단, 울산시 울산여성가족개발원, 경기도에 경기가족여성연구원 등이 있다. 서울·부산·제주도와 이들 기관들은 ‘여성’과 ‘가족’이라는 단어를 같이 붙였다. 광주시에는 광주여성재단이 있다. 광주여성재단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광주젠더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2년 6월 발족한 광주젠더포럼은 지역여성정책 의제발굴과 여성네트워크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여성들이 정치·경제·노동·교육 등 7개 분과로 나눠 활동한다.

 

경남은 독립기관 없이 경남발전연구원내에 여성연구 분야를 두었다. 많은 지자체들이 재단과 사업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사업소를 재단으로 통합하는 추세다. 여성회관이나 여성복지관, 여성발전센터 같은 기관이 사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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