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국정원과 밀레니엄 타운 부지 활용방안 미지수

기관·단체가 떠나면서 텅 비어가는 청주시내 구도심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다른 성격의 공공시설이 빈자리를 채우며 예전의 활기를 되찾는 곳이 있는가 하면, 오랜 기간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지 못하는 곳도 있다.

29일 청주시에 따르면 사직동·내덕동 등지는 각종 기관이 다른 지역으로 떠난 후 급격히 쇠락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가고 있다. KBS청주방송국과 청주지검·법원 등이 떠난 자리가 그렇다.

KBS청주방송국이 있던 사직동은 2002년 KBS가 성화동 사옥으로 이전했다. 앞서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은 1999년 가경동으로 이전했다.

이후 상권이 몰락하다시피 했으나 다시 살아나고 있다. 2009년 터미널 터에 청주 최초의 타워형 고층아파트 두산 위브제니스가 들어섰다. 옛 KBS 자리엔 올 상반기 청주시립미술관이 개관한다.

수곡동도 마찬가지다. 청주지검과 법원이 2008년 산남동으로 떠났으나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2012년)과 충북대 평생교육원(2015년)이 떠난 자리를 메웠다.

개신동의 옛 기무부대 자리도 새 주인을 찾았다. 2006년 기무부대가 떠난 뒤 유휴공간이 됐으나 2012년 평생학습관 분관이 둥지를 텄다.

반면 아직까지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헤매는 곳도 있다. 지역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옛 국정원과 밀레니엄 타운 부지가 대표적이다. 국정원은 사직동과 모충동의 경계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기관이 도심 외곽으로 이전한 후 15년째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문화예술시설 건설이 추진됐으나 번번이 예산 문제 등에 부딪혀 무산됐다. 복합문화센터 건립은 정부 허가가 나지 않아 없던 일이 됐다. 결국 시는 답을 찾지 못한 채 건물 철거를 결정했다.

밀레니엄 타운도 마찬가지다. 옛 종축장(주중동·57만8000㎡)이 있던 이곳은 15년간 민선 단체장 3명을 거쳤지만 사업 추진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시민단체의 반대와 졸속 사업 추진으로 모두 실패로 끝났다.

연초제조창 자리는 시와 시민단체·문화예술단체가 개발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시는 도시재생 경제기반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민단체가 제동을 걸고 있다.

중앙초 부지는 도의회가 독립청사 건립 부지로 점찍었으나 보상 문제로 도와 도교육청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관 등이 떠난 뒤 빈자리로 남아 있는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주민과 전문가,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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