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학 간호학과 졸업생 절반 이상 충북 떠나

 간호학과가 설치된 충북 도내 대학들은 매년 2월이면 간호사 국가고시 100% 합격이라며 학과 홍보에 열을 올린다.

2년 연속 또는 3년 연속 전원 합격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그 많은 합격자의 절반 이상은 지역을 떠나고 있다.

간호사 국가고시 합격자들이 근무여건과 임금 등을 이유로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도내 병원들은 간호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꽃동네대학교 간호학과 졸업생들의 최근 3년간 취업현황을 보면 졸업생 96명 가운데 31명만 충북지역 의료기관에 취업했다. 대전·충남지역 의료기관에 취업한 9명을 합쳐도 충청권 지역에 남아있는 인력은 4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56명은 분당서울대병원, 이화여대 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고려대 의료원 등 서울·경기의 대형 의료기관에 취업했다. 연도별로 충북지역 의료기관에 취업한 인원을 보면 2012년 30명 중 5명, 2013년 32명 중 9명, 2014년 34명 중 17명 등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절반 이상은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지난 2월 캠퍼스를 떠난 청주대학교 간호학과 졸업생 88명 가운데 34명만 충북지역 의료기관인 충북대병원, 청주의료원, 청주성모병원, 진천 성모병원에 취업했다.

공무원시험 준비로 취업하지 않은 학생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53명 중 44명은 서울대 병원, 서울 아산 병원 등 서울지역 20명, 아주대병원, 인하대병원, 인천의료원 등 경기지역 24명 등 44명이 서울·경기 의료기관에 취업했다.

 괴산 중원대학교 간호학과의 사정은 더 하다.

지난 2월 이 대학 간호학과 졸업생 25명 가운데 2명만 충북지역 의료기관을 선택했다. 천안 충무병원에 취업한 1명을 합쳐도 충청권 지역에 자리 잡은 졸업생은 3명에 불과하다. 졸업생 중 10%만 충청지역 의료기관에 취업했고 나머지 90%는 역시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다.

충청대학교 간호학과는 지난 2월 졸업한 33명 중 16명만 충북지역 의료기관을 선택했다. 나머지 17명은 서울, 경기 등 타 도로 진출했다.

대한간호협회 충북간호사회에 따르면 간호학과가 설치된 도내 대학 13곳에서 배출하는 졸업생은 800~900명에 이른다. 하지만 충북지역 의료기관에 취업해 충북간호사회에 신규 간호사로 등록한 회원은 300명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3분의 2는 충북지역이 아닌 서울, 경기 등 타 도로 빠져나가는 인력이다.

충북간호사회 정현미 사무처장은 “최근 몇 년 간호학제를 개편하고 정원을 늘려도 졸업생들이 임금이 높고, 근로조건과 문화혜택이 나은 서울·경기 등 대형병원의 좋은 조건을 찾아가다 보니 지역병원의 인력난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서울 수도권 대형병원과 지역 병원의 간호사 연봉이 심한 경우 1000만원이나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지역병원에서 수도권에 맞춰 임금을 인상해 줄 수도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지역병원은 물론 지역 소재 개인병원에서 간호사를 구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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