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이해자씨도 여성농민회장, “내겐 팔아야할 단호박이 남아있다” 명언

전국농민회충북도연맹(이하 농민회) 제16기 도의장에 박기수(57) 전 진천군농민회장이 선출됐다. 진천군 덕산면에서 수박과 단호박 등 비닐하우스 24동 농사를 짓는 박 의장은 도내 농민운동의 터줏대감이다.

경북 군위 출생이지만 건국대학교를 졸업하고 1990년 이곳 충북 진천에 정착했다. 1999년 농민회 사무처장을 역임했고 2009년에는 옛 민주노동당 후보로 중부4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부인 이해자씨도 박 의장 보다 유명세에서 밀리지 않는다. 현재도 진천군 여성농민회장을 맡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에겐 또 다른 굴레가 하나 더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박 의장 보다도 더 강골이다. 지난 달 이씨는 SNS에 “내겐 아직 팔아야 할 열 두말의 콩과 단호박이 있다”며 농사와 농민운동, 여성운동을 병행하는 고단함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2013년 박기수 신임 농민회 의장은 건강이 매우 안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의장은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활동하는데 충분하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농민들 사정이 많이 어렵다. 농산물 가격보장이 됐으면 좋겠다”며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어 신뢰를 쌓아 식량주권을 지키는 커다란 힘을 만들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또 “반농업정책에는 단호하게 투쟁하고 노동자와 농민 사이 연대를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농민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농민들이 많이 지쳐있다”며 “즐거운 농민회, 즐거운 투쟁이 될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2003년 한·칠레 FTA 반대투쟁을 하면서 30만 농민이 참여하는 집회를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진천군내 농민 절반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끝내 한·칠레 FTA를 막지 못했고 결국 한미FTA로 이어졌다고 박 의장은 아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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