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환 기자

▲ 김천환 기자

지난해 12월 3일 진천군 진천읍 장관리 농업회사법인 유전자원(주) 축산농장에서 구제역이 첫 발생하자 방역관계자와 축산농가들은 깜짝 놀랐다.

지난 2011년 진천지역에 구제역이 발생해 대부분의 축산농가가 붕괴되는 등 엄청난 홍역을 치룬 탓도 있지만 구제역이 발생한 해당 축산농장은 대기업 계열사가 운영하는 농장이기 때문이다. 일반 축산농가도 아닌 대기업 계열 축산농장에서 구제역이 첫 발생함으로써 그 파장이 그리 간단하지 않았고 군내 일반 축산농가의 두려움이 더욱 증폭됐다.

특히 이 축산농장은 종돈과 비육돈을 동시에 사육하는 농장으로 운영해 왔고 어미돼지 2400여 마리를 비롯해 2만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고 전국의 20여개 농장에 새끼 돼지를 공급해 돼지를 생산하고 있어 방역당국을 긴장시켰을 뿐 아니라 많은 의혹이 뒤따랐다.

우선 대기업 계열 축산농장은 2011년에도 구제역이 발생했을 뿐 아니라 지난 2002년에도 구제역이 발생, 당시 1만6000여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 하는 등 구제역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축산농가보다도 방역에 철저를 기해야 할 대기업 계열 농장에서 잇따라 세 번씩이나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것은 그만큼 구제역 예방과 방역활동에 소홀히 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지난 2002년 진천지역에 구제역 광풍이 불던 당시 방역당국은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인근 3㎞ 이내 축산농가에도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했는데 당시 이 대기업 계열 농장 인근에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당연히 이 농장도 살처분 대상이었지만 방역당국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농장으로 철저한 예방과 방역활동을 하고 있어 예방적 살처분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곧이어 이 축산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당국의 기대를 무너뜨렸고 일반 축산농장은 구제역 예방이 어렵다고 판단되면서 두려움이 증폭되는 계기가 됐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후 해당 농장의 돼지 혈청을 샘플조사한 결과 항체 형성률이 30%대로 나타나면서 이 농장이 백신접종을 소홀히 해 구제역이 발생했다며 방역당국과 인근 축산농가의 비난이 일었다.

주민들은 이 대기업 계열 농장의 퇴출을 주장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방역당국은 구제역 ‘삼진아웃제’를 도입해 방역을 소홀히 하는 축산농장에 강한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진천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은 하림그룹 계열 축산농장으로 하림그룹은 2011년 기준 약 4조원의 연매출을 보이고 있고 국내 닭고기 시장 점유율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농장의 모그룹인 하림그룹 회장은 지난해 유럽 경매시장에서 나폴레옹 모자를 역대 최고가인 25억 8000만원에 낙찰받아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그룹은 ‘불굴의 도전정신을 본받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철저한 방역과 예방 백신의 정확한 접종 등 대기업 계열 농장으로서의 역할과 책무를 다하는 데도 ‘불굴 정신’을 발휘해 국민과 함께 상생하는 기업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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