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모두 중형···보궐선거 가능성에 후보들 움직임 빨라져
“엄벌하여 법 위반 심각성 인식 계기로···행정력 낭비 더 없어야”

선거가 끝나면 반드시 선거법 위반에 대한 설거지가 실시된다. 설거지가 끝나야 선거도 끝나는 것이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 대한 도내 기초단체장들의 1심 선고가 마무리됐다. 아직 2심 고법과 3심 대법 판결이 남아있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1심 선고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무거운 형을 받은 유영훈 진천군수와 임각수 괴산군수, 정상혁 보은군수의 군수직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보궐선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상혁 보은군수는 선거운동 성격의 내용이 담긴 출판기념회 초청장을 지역주민들에게 발송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보은군이 업무상 관리하는 군민정보를 사용한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군청 각 실·과에서 보관하던 지역주민 5000여명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선거운동 내용의 초청장을 발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역주민 10명에게 영치금, 축의금 등의 명목으로 90만원을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런가하면 임각수 괴산군수는 부인 명의의 밭에 군비로 석축을 쌓은 혐의 등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현행법상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다른 범죄로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된다. 이들 3명의 단체장들은 회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중 임·정 군수는 이미 민선5기 때부터 검찰을 들락거리며 조사를 받았다. 유 군수는 민선6기가 시작된 뒤 선거법 위반 수사를 받았다. 

세 지자체는 단체장들의 법 위반 혐의로 인해 군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군민들의 불만이 높다. 이 중 유·임은 3선, 정 군수는 재선 단체장이다. 그동안 세 명 모두 군민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었다. 만일 당선무효가 확정되면 군민들의 충격이 클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승리하거나 군수 재직시 법을 위반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인식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여론이다. 우리는 선거 후 재판과 보궐선거로 인해 엄청난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따라서 선출직 공무원들이 선거법과 기타 법을 위반했을 때는 엄한 벌로 다스려 법 위반 심각성을 인식시키고 하루빨리 이런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게 도민들의 의견이다. 
 

진천·보은·괴산군수 보궐선거가 실시된다면?
새 인물 등장은 시기상조, 6·4선거 패자부활전 가능성 높아

출마예상자들
진천군수 김종필 송기섭 김원종
보은군수 김수백 박재완 박성수 이종석
괴산군수 송인헌 나용찬 신동본 김춘묵

권력을 잡은 사람이 불안해지면 그걸 잡기 위해 또 다른 인물들이 움직이게 마련. 단체장이 선거법 또는 업무상 배임혐의로 직위상실 위기에 놓인 진천·괴산·보은군에 심상찮은 바람이 불고 있다. 보궐선거를 대비한 움직임이다. 새로운 인물들은 아직 거론되지 않고 있고, 지난 6·4선거에서 현 군수에게 패한 사람들이 다시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진천군수 선거 때는 유영훈(새정치) 김종필(새누리) 김원종(무) 남구현(무) 등 4명이 출마했다. 이 중 유영훈-김종필 2파전으로 치러졌고 두 사람의 표 차가 263표 밖에 나지 않았다. 유 군수가 1만3300표(42.79%), 김종필 전 도의원이 1만3037표(41.95%)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향후 새누리당 후보로는 김 전 도의원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낙선 후에도 중부4군 국회의원인 경대수 의원을 보좌하며 지역 행사를 빠짐없이 다니고 있다는 후문이다. 

변수는 송기섭 전 행복도시건설청장. 송 전 청장은 지난 선거 때 새누리당 경선에서 김 전 도의원에게 패하고 출마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갈아탈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그렇게 될 경우 김·송 2파전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송 전 청장이 새누리당에 남을 경우와 새정치민주연합에 변수가 생길 경우는 다른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송 전 청장은 최근 진천중 총동문회장에 취임하고 절치부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역시 새누리당 공천에서 패했던 장주식 전 도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에서 패했던 김원종 전 진천군 공무원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지난 보은군수 선거 때는 정상혁(무) 김수백(새누리) 이종석(새정치) 후보가 출마해 정상혁-김수백의 2파전으로 치러졌다. 정 군수가 9,676표(44.36%), 김수백 전 보은부군수가 9,155표(41.97%)를 받았다. 두 사람의 표 차는 521표. 김 전 부군수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정 군수에게 패해 이번에 설욕을 벼르고 있다는 소문이다. 당시 새누리당에서는 공천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박재완 전 문화원장, 박성수 전 충북도 행정국장, 이영복 전 도의원이 공천을 희망했다. 이들의 출마여부도 주목된다. 

한편 지난 괴산군수에는 임각수(무) 송인헌(새누리) 김춘묵(무) 후보가 출마했다. 임 군수가 49.28%, 송인헌 전 충북혁신도시관리본부장이 38.83%의 표를 받았다. 임 군수는 무소속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후보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괴산군에서는 일찌감치 새누리당 후보 공천싸움이 치열했다. 공천 때는 송 전 본부장과 나용찬 전 중원대 겸임교수, 신동본 전 괴산부군수가 경쟁을 벌였고, 송 전 본부장이 승리했다. 다시 선거를 하게 되면 송 전 본부장의 도전이 확실시되고 두 사람도 준비하지 않겠느냐는 여론들이 있다. 김춘묵 전 서울시 공무원의 출마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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