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세종시장 “조기 건설” 요청 충북도 반대입장 맞서

 KTX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로 충북과 호남권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2경부고속도로 신설 논란이 다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22일 KTX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병옥 도균형건설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KTX 본연의 고속기능을 훼손할 우려가 있고 오송역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할 우려가 있다”며 “서대전역에는 1대도 정차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 국장은 “오송역이 분기역 역할과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호남선과 경부선 운행 KTX를 현재보다 대폭 증회해 정차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청주시도 KTX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이상수 시 건설교통국장은 “KTX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는 오송역 위상을 약화시키게 된다. 지역 이기주의와 정치적 영향에 의한 변경은 국민 갈등과 국가적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며 “KTX 호남고속철도 문제는 상식과 원칙에 따라 결정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균형발전 지방분권 충북본부도 호남고속철도 서대전 경유 반대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앞서 21일 새누리당 충북도당도 “오송분기역의 위상을 흔드는 어떤 시도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KTX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를 강력히 반대했다.

호남권에서도 지자체, 정치권, 시민단체까지 나서 KTX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에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춘희 세종시장이 제2경부고속도로 조기 건설을 요구하고 나서 새로운 갈등모드가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춘희 시장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제2경부고속도로(서울~세종)와 관련해 “조속히 착공될 수 있도록 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제2경부고속도로 신설 문제는 지난해 말 정부의 올 예산안에서 제외되자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충북과 세종은 지난해 제2경부고속도로 신설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세종시의 제2경부고속도로 조기 건설 주장에 충북도가 지역경제 악영향을 우려해 반대했다. 대신에 충북도는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시 충북과 세종은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제2경부고속도로 신설과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 예산 확보 경쟁을 벌였지만 무산됐다.

정부의 올 예산안 확정이후 제2경부고속도로 신설 논란은 가라앉는 듯했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제2경부고속도로 신설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충북과 세종 간 갈등 재연이 우려됐었다.

한동안 잠잠했던 제2경부고속도로 신설 논란이 KTX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 갈등이 증폭되는 속에서 다시 거론되면서 충청권 지자체 간 갈등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KTX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 문제는 물론 KTX 세종역 신설, 제2경부고속도로 신설 문제는 충북과 대전, 세종의 시한폭탄과 같은 민감사안”이라며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이 같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지만 지역 간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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