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중 CO₂가 해양생태계 교란
포항공대 이기택교수 등 '사이언스'에 처음 밝혀
바다에 녹아들어 바다생물 뼈 생성능력 떨어뜨려


한국 과학자를 포함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지난 200년간 대기중에 방출된 이산화탄소의 절반 가량이 바다에 녹아 들어가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포항공대 환경공학과 이기택(李奇澤·39) 교수와 미국 해양대기연구소(NOAA)·일본·호주·캐나다·스페인·독일 공동연구팀은 1800년부터 1994년까지 화석연료를 태우거나 시멘트를 만들어 대기중에 방출한 이산화탄소의 48%가 해수면을 통해 바다에 스스로 녹아 들어갔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내,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16일자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이제까지 대기중에 방출된 이산화탄소의 상당량이 광합성에 의해 식물에 흡수된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번 연구 결과 그런 효과는 아직까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결국 바다로 녹아 든 이산화탄소가 플랑크톤이나 산호, 조개류 등 해양생물들이 뼈나 껍데기를 만드는 것을 방해,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교수는 “조개나 산호, 플랑크톤은 바닷물에 녹아 있는 탄산이온을 흡수해 껍데기나 골격을 만드는데, 이산화탄소가 탄소이온과 반응해 이를 방해해 정상적인 생장을 방해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금처럼 이산화탄소가 대기중에 방출돼 바다에 녹아 들어가면, 21세기가 끝날 무렵엔 바다 생물들이 뼈나 껍데기를 만드는 능력이 25~4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 교수는 “골격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 생물은 도태돼 먹이사슬이 엉망이 되고, 결국 해양생태계가 심각하게 교란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산업혁명이 시작된 1800년 전까지는 40만년 동안 200~280ppm(1ppm은 100만분의 1을 의미)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논문에 따르면 이 대기중 농도는 1994년에는 370ppm으로 30% 가량 높아졌으며, 만약 바다가 흡수하지 않았더라면 430ppm으로 50% 이상 증가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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