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홍광초등학교(교장 양인환)가 몸이 불편한 학생을 위해 학내 시설을 대대적으로 개조하는 등 장애인 복지에 앞장서고 있어 주변의 칭송을 사고 있다.
홍광초등학교는 올해 총 235명의 신입생이 입학했으나, 이 중에는 교통사고로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은 김은서 양(8)이 포함돼 있었다.
김 양은 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혼자 힘으로는 등하교는 물론 학내에서의 이동도 불가능해 일반 학교에서는 사실상 수업을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더욱이 홍광초등학교는 개교 이래로 지체장애 1급 학생이 재학한 전례가 없어 장애인 방문객을 위한 기초 시설조차 변변치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김 양의 입학원서를 접수한 홍광초등학교는 곧바로 내부 수리 공사에 들어가 화장실의 경우 수세식 일반 변기를 좌변기로 교체하고 장애인용 계단 턱받이와 문고리를 설치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반 배정 과정에서도 장애인용 화장실에 가장 인접한 곳에 김 양의 학급을 지정하고 사실상 화장실도 김 양만이 사용하게끔 환경을 조성해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 양의 아버지 김근수씨(45)는 “예비소집일인 지난 1월 30일 교장선생님과의 면담 자리에서 장애인인 딸이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배려를 부탁드렸는데, 당시 교장선생님께서는 이를 흔쾌히 승낙하시면서 그 자리에서 담당 교직원에게 장애인 시설을 완비하도록 지시하셨다”며 “단 한 명의 장애인을 위해 이처럼 많은 부분에서 배려를 아끼지 않으신 교장선생님과 교직원 여러분께 뭐라고 감사의 뜻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마워했다.
이에 대해 양 교장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취학통지서를 받고 학교에 왔으면 모두 똑같은 홍광초등학생”이라며 “몸이 불편한 학생에게 장애인 시설을 제공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애인 전용 시설을 갖추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이 든다는 이유로 장애 학생의 입학을 거부해 온 일부 대학과 초·중등학교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홍광초등학교의 장애학생 배려 조치는 신선한 감흥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게 시민의 여론이다.
/ 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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