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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라?'벌구는 여우리가 가리키는 곳을 무심코 쳐다보는 순간 어이가 크게 없다는 듯 입을 따악 벌렸다.적당한 크기의 검은 돌들이 벽돌처럼 촘촘히 쌓이고 쌓여 하나의 자그마한 성(城)처럼 보여지게 하는 저것!이것은 벌구가 어디에선가 많이 본듯한... 그러니까 제법 낯이 익음직한 구조물이었다.'이건...가, 가만있자! 아, 그래...'벌구가 뭔가를 막 생각해 내어 뭐라 말을 하려고할 때, 옆에 있던 여우리가 방정맞게 먼저 입을 열었다."벌구님의 아버님께서 이곳을 떠나시기 전에 검은 바위돌로 저렇게 쌓아놓았던 성(城) 같이 생긴 것 때문에 한동안 문제가 많이 생겼대요.”"아,아니.., 그 그게 무슨?”벌구가 갑자기 의아스런 표정을 지으며 방금 말한 여우리의 얼
문화·관광
이상훈
2004.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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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는 쓰레기의 시대입니다.어디를 가나 쓰레기 천지입니다.비싼 값을 치르고 어렵게 산 것이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곧 쓰레기가 되고 맙니다.이 쓰레기의 정말 머리 아픈 문제는여간해서는 썩지도 않으며,썩더라도 그 썩은 것이 어떤 것에게도 거름이 되지 않고,또 다른 말썽까지 일으키기 십상이라는 점입니다.눈을 홀리는, 아주 좋아보이던 것까지도결국은 골치아픈 쓰레기가 된다는 것을 간파하는 것,그래서 무엇이든 될 수 있으면 사지 않는 것,그것이 우리 시대의 슬기라는 것,당신도 잘 아시지요?날마다 좋은 날!!!- 들풀 -
문화·관광
김태종 시민기자
2004.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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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이걸로 국을 팍팍 끓여서 먹으면 얼마나 맛이 있는데요?" "아이, 싫어요. 아무리 산돼지 수놈꺼라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처녀가 그런 걸 손으로 주물럭거려가지고 국을 끓여요?" 처녀 여우리가 몹시 짜증스러운 말투로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살짝 돌려 외면해버렸다. "어허!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나같은 총각들은 암퇘지 젖살 고기는 남사스러워서 아예 쳐다보지도 못한다는 얘기 아니오? 자, 어서 받아요. 아니, 그렇게 쑥스러우시다면 여기 살짝 놔둘터이니 잊지말고 이따가 돌아갈 때 도토리 잎으로 살짝 싸가지고 가시던가...." 벌구는 이렇게 말하고는, 아까부터 오른 손에 꼭 쥐고있던 산돼지X을 바닥에다 털썩 던져놓았다. "저어, 그런데... 벌구님께서 조금 전에 다치신 왼
문화·관광
이상훈
2004.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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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나날이 짧아지고 날씨도 그렇게 조금씩 식어갑니다.그러면서 바야흐로 가을의 아름다움이 펼쳐지고 있는데,가을의 아름다움은 무르익음의 아름다움,그리고 수축의 아름다움입니다.봄부터 여름까지의 기운이 팽창이고,가을과 겨울의 기운이 수축이기 때문입니다.이 계절의 아름다움에서 우리는늙음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데,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그걸 찾을 수 없이그저 늙음은 초라함, 또는 추함으로만 돋을새김되고 있습니다.무르익음이 없는 쪼그라듦은알 들지 않고 말라비들어지는 밤송이를 떠올리게 합니다.늙음을 초라하게 만드는 사회분위기,스스로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늙음을 젊음의 연장선상에서 보려고 하는 늙은이들 자신,늙음은 제 2의 젊음이 아니라 그냥 늙음입니다.
문화·관광
김태종 시민기자
2004.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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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구는 이렇게 말하고는 씨익 미소지으며 천천히 일어났다.이때 푸석푸석 하는 소리가 주위에서 또다시 들려왔다. "어머머! 또, 또!" 여우리가 깜짝 놀라 또 소리쳤다. "하하하.... 괜찮아요! 놈은 이게 통째로 뽑혀진 이상 별 볼일 없어요! 제대로 힘을 쓸 수가...." 벌구가 손에 쥐고있는 산돼지의 그것을 흔들며 자신만만하게 입을 열었다. “아, 아니에요! 아까 그 그놈이 아니라...”여우리가 다급하게 외쳤다.바로 이 순간,두두두두- 하는 소리와 함께 산돼지가 벌구를 향해 덮칠 듯이 무섭게 달려들었다."이에잇!" 벌구는 이번엔 아예 비석처럼 우뚝 서있다가 그를 향해 정면으로 달려오는 산돼지를 맞아 주먹을 내질렀다. 쿠쿵! 요란한 소
문화·관광
이상훈
2004.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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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살다 보면 어쩔 수없이싸움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있습니다.법이 있으니 법대로 하면 좋겠지만때로 법이 불의한 사람에게 유리할 때,여론을 움직여 해결할 수도 있다고 하겠지만여론마저도 옳지 않은 사람의 손을 들어줄 때,그래서 벌이는 싸움에는 어떤 규칙도 필요가 없습니다.정정당당한 싸움이나, 규칙대로 싸우는 싸움은책에서나 영화에서는 가능할지 몰라도싸움판에서는 오직 이기느냐 지느냐만 있을 뿐입니다.올해 들어 나는이런 싸움을 벌이는 사람을 꽤 많이 보고 있습니다.가슴이 아픕니다.그래서 응원을 해 주지 않을 수 없는데,당신이 이런 싸움을 벌여야 할 입장이 된다면어떻게 하시겠습니까?날마다 좋은 날!!!- 들풀 -
문화·관광
김태종 시민기자
2004.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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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개의 정식종목과 1개의 시범종목, 6개의 전시종목 등 총 47개 종목이 펼쳐지는 제85회 전국체전은 도내 12개 시군에 나뉘어 치러진다. ꋼ청주시(19개 종목): 육상(청주종합운동장), 수영(청주수영장, 청주농고수영장), 축구(청주종합경기장 외 6곳), 정구(청주솔밭공원정구장), 핸드볼(청주국민생활관), 복싱(청주교대체육관), 레슬링(충북대체육관), 역도(신흥고체육관), 유도(청주유도회관), 양궁(김수녕양궁장), 체조(청주체육관), 펜싱(청주롤러경기장), 볼링(금강, 로얄, 럭키볼링장), 롤러(충북학생롤러경기장), 근대5종(청주농고수영장, 충북종합사격장, 공군사관학교승마장, 청주롤러경기장), 보디빌딩(), 수중(청주농고수영장), 복싱(청주교대체육관)
문화·관광
오옥균 기자
2004.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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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도 지나고, 가을이 무르익고 있는 어제가을맞이로 붓을 들고 글씨를 써 보았습니다.하늘,땅,사람,그리고 자연,그 어우러짐의 아름다움이라고 쓰다가 가슴이 저려서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습니다.늘 가까이 지내는 아우가 와서 보고붓글씨를 언제 배웠느냐고 묻기에 내가,배우긴 뭘 배워, 그냥 붓으로 글씨를 쓰면 붓글씨지 그랬습니다.어우러짐을 느끼고 말하기는 하지만,어우러짐을 살기에는 아직도 까마득하다는 헤아림,안타까움으로 바라보는 가을하늘은그저 맑디맑기만 했습니다.날마다 좋은 날!!!- 들풀 -
문화·관광
김태종 시민기자
2004.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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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헉! 아, 아이구! 힘들어!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 벌구님은 거친 산길을 새처럼 훨훨 날아가듯이 가볍게 올라가요?“뒤따라오던 처녀 여우리가 숨을 할딱거리며 말했다."하하하... 내겐 이런 것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오. 천길만길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도 내 집 내 안방처럼 드나드는 사람인데 이 정도 가지고서야 어찌 힘들다고 하겠오?“벌구가 뒤돌아서가지고 지금 숨가쁘게 올라오고있는 여우리에게 자랑하듯이 말했다.“아, 아유... 이, 이제 정말이지 너무너무 힘이 들어서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겠어요. 잠시만 멈췄다 가요.”여우리는 이렇게 말하고는 근처 적당한 풀밭을 골라 묵직한 엉덩이를 털썩 얹었다.정말로 힘에 겨운지 그녀의 얼굴 위에는 땀이 비오듯이 줄줄 흘러서 몸에 걸치
문화·관광
이상훈
2004.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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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네팔, 인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러시아, 이런 나라들의 국경이어제 속리산에서 무너졌습니다.수정봉에 올라 거북바위 옆에서 펼쳐진 노래마당,지그시 눈감고 제 노래를 부르는 그 모습무슨 뜻인지는 통 알아들을 수 없지만,노래 부르며 감은 눈에무엇이 떠오르고 있을까를 헤아리는 동안내 눈에는 저절로 눈물이 괴었습니다.사랑은사랑해야 할 사람에게 하는 당위성이 아니라는 것,당신도 잘 아시지요?날마다 좋은 날!!!- 들풀 -
문화·관광
김태종 시민기자
2004.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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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가위 다음 날,참으로 일정이 많습니다.아버님 어머님을 모신 무덤에 다녀오는 성묘,장모님 생신,그리고 초등학교 동문체육대회,모두 가야 할 곳이고 가고 싶은 곳입니다.그런데 이 모든 일정을 취소합니다.왜냐하면오늘 외국인이주노동자 형제들이속리산 나들이를 한다고 합니다.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껴안아야 할 사람들이라고 생각은 안 하지만,만날 때마다, 그들을 떠올릴 때마다 이렇게 가슴이 뭉클하니 젖어오는 까닭을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오늘 아침은 어린 날의소풍 전날 저녁처럼 가슴이 설레입니다.날마다 좋은 날!!!- 들풀 -
문화·관광
김태종 시민기자
2004.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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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아침, 안개 속에 가라앉아 있는참으로 모처럼만에 한가해진 도시를 내려다봅니다.요란하고 복잡하게 빛나던 불빛들마저 모두 꺼진 아침,가만히 내려다보며 비손을 드립니다.제발 오늘 하루만이라도모두들 따뜻한 마음 품고 지내시라고,그 동안 얽히고 맺힌 것이 있거든 풀어내시라고,그러는데 갑자기 코끝이 찡하니 아파옵니다.언제쯤이면 내 비손이 하늘에 닿을지,그저 가슴만 저린 한가위 아침입니다만,그래도 아침 산새들이 저리 지저귀며내 가슴을 쓸어내립니다.날마다 좋은 날!!!- 들풀 -
문화·관광
김태종 시민기자
2004.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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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다니는 어떤 사람이 구경삼아 절엘 갔더랍니다.대웅전을 기웃거리는데누군가가 그 대웅전의 커다란 불상 뒤로 숨는 것을 얼핏 보았답니다.무엇인가 잘못 보았겠지 싶어 별 생각 없이 돌아나와 이곳저곳 돌아보다가문득 다시 문 열린 대웅전 쪽을 흘낏 보니아까 그 불상 뒤로 숨던 사람이 나와 있다가 이 사람과 눈이 마주치자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얼른 다시 불상 뒤로 숨더라는 겁니다.궁금해진 이 사람이 대웅전으로 다가가서 불상 뒤에 대고,'도대체 누군데 거기 앉아 놀다가 나를 보고 숨느냐'고 물었으나아무 대답도 없더랍니다.문득 이 사람, 그 숨은 사람이 낯설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고,그래서 주저주저 신을 벗고 대웅전 안으로 들어갔답니다.더는 다가서지 못하고 불상 뒤를 기웃
문화·관광
김태종 시민기자
2004.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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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길이 참으로 붐볐는데, 잠시 시내에 갔다 올 일이 있어오가는 길, 택시를 탔습니다.돌아오는 택시 운전수는 전에 다니던 직장 퇴직하고택시운전을 하는 분이라고 하는데,나이도 제법 들었고, 하는 말도 꽤 그럴 듯했습니다.택시를 타고 오는 동안 운전수는 계속 이야기를 했고,귀를 기울일 만한 이야기가 있어서 그저 듣고 있었는데,끝내 자신의 이야기를 넋두리로 만드는 한 마디,"일본 사람들은 참으로 위대한 민족입니다",잠깐만 이야기를 나누고도금방 그 사람됨의 깊이가 빤히 보이는 천박함,좀 더 나이를 먹으면 그 넋두리는 잔소리가 되고 말 거라는 생각에입맛이 썼습니다.나이 먹은 사람의 입에서 넋두리나 잔소리가 아닌교훈이 나올 수 있는 인격의 깊이를 가지는
문화·관광
김태종 시민기자
2004.09.2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