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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큰일 났어.”1987년 어느날 ‘근무시간’에 자기 방을 들른 모 일간지 기자에게 무심코 던진 검찰 고위간부의 고뇌에 찬 이 한마디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 놓을 줄은 당시 아무도 몰랐다. 어쨌거나 사물을 바라보고 동시대의 흐름을 포착하는 눈이 누구보다 예민한 그 기자는 검찰의 말을 듣는 순간 ‘뭔가 있구나’하는 판단과 함께 전율이 흘렀을 것이다.“그러게 말이에요. 요즘 경찰은 정말 겁이 없는 것 같아요.” 사건현장을 오래 지켜본 기자의 본능적 후각에서 나온 재치있는 응답은 ‘나도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됐고, 검찰간부의 입에서 “글쎄 경찰 조사과정에서 죽은 학생이 서울대생이라지?”라는 무의식적 ‘토로’를 이끌어냈다. 87년 세상을 들끓게 했던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오피니언
임철의
2003.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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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른바 이 일어났을 때, 간단치 않은 사건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택시 사납금 인상을 둘러싸고 노조위원장의 배신 행위에 분노한 한 택시 기사가 살인을 한 일이 벌어졌는데 이 사건은 지역사회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 이후로 나는 택시를 타면 초조한 마음으로 미터기가 올라가기를 기원하는 버릇이 생겼다. 과격한 질주나 승객을 놓치지 않으려는 행위 등이 갑자기 내 일로 보이는 순간 나는 자랑스런 청주의 택시기사가 되어 버린 것이다. 승객인 내가 택시 기사의 처지에서 단 몇백 원이라도 더 올라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결코 사치가 아니다. 위선이나 위악(僞惡)도 아니다. 단지 내가 이 시대의 택시 기사라고 바꾸어 생각했을 뿐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나는 놀라운 결론에 이르렀으니,
오피니언
충청리뷰
2003.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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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행정수도 후보지를 내년 하반기에 확정키로 한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26명은 행정수도 입지 선정을 내년 2월로 명시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임시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중 개정법률안’이란 비교적 긴 명칭이 붙은 이 법률안의 주요 내용은 법률명을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 및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으로 변경하여 행정수도를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권으로 이전한다는 것을 명시했고, 입지선정을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대통령 취임 후 1년 이내인 2004년 2월24일까지 마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을 반대해왔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법률안 발의까지 하며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에 나서는 것은 무슨 곡절이 있을 법하다. 행정수도 이
오피니언
민경명
2003.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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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의 고위급 인사 결과를 놓고 때아닌 호남 소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검찰 간부급 인사에서 호남 인사들이 배제된 데 이어, 행정자치부의 간부급 인사에서도 호남인사가 배제되었다는 주장을 민주당의 구주류 의원들 중 일부가 들고 나온 것이다. 여기에다가 광주, 전남 지역의 일부 언론까지 가세하여 호남 소외론을 확대하고, 그동안 민주당과 김대중 정부에 비우호적이었던 중앙 일간지들까지 가세하여, 노무현 정권이 호남을 소외시킨다느니 하는 선동을 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청와대에서는 정찬용 인사보좌관이 광주, 전남 지역에 파견되어 지역 민심을 청취하고 온 모양이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바닥 민심은 괜찮은데, 일부 정치인과 지역 언론이 행정자치부 인사를 과장하여, 호남 소외론을
오피니언
충청리뷰
2003.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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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군 괴산읍 동부리 450-1번지는 지금 ‘단장’ 중이다. 괴산군이 7억2000만원에 사들여 오는 2005년경까지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벌일 예정인 이 곳은 한일합방 때 일제에 항거하여 자결한 금산군수 홍범식의 생가이자 그 유명한 ‘임꺽정’의 작가 벽초 홍명희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그뿐 아니라 이 집은 괴산 삼일만세운동의 거사를 준비한 역사적인 곳이고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적인 건축양식이 그대로 살아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한 때 이곳은 ‘빨갱이의 집’으로 낙인찍혀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벽초가 월북했다는 이유로 주민들은 홍명희의 ‘홍’자도 입에 올리는 것을 꺼렸다. 보훈단체 관계자들은 ‘소설 임꺽정 저자 홍명희 생갗라는 표지판도 붙이지 못하게 했다. ‘전범자’의 생가에
오피니언
홍강희
2003.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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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지방자치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화두는 “지방분권을 통한 국토의 균형발전”으로 모아진다. 이는 그간 중앙집권의 폐해를 시정하여 지방도 잘살고 서울도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지방주민들의 소망을 실현해 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방분권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여러 가지 정책변화가 있어야 하겠지만 이들의 변화를 견인하고 선도하여야할 지방언론의 역할변화가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지방분권국민운동본부의 3대입법 10대 개혁과제에도 지방언론의 육성 및 개혁과제로 채택된바 있다. 그리고 몇 일전 있었던 지방분권국민운동 공동대표자회의에서도 지방언론의 건전 육성을 위한 연대추진기구에 “지원과 혁신” 원칙을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지방분권국민운동이 참여하기로 했다.
오피니언
충청리뷰
2003.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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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서모교장의 자살사건을 둘러싸고 교육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간제(임시) 여교사에게 차 시중을 요구했다가 전교조의 공식항의를 받는등 갈등이 확산되자 스스로 목을 매 숨진 사건이다. 일부 보수적 언론과 학부모단체는 전교조의 ‘강압과 과도한 대응’을 ‘무고한 죽음’의 주범으로 규정하고 나섰다. 고인의 유가족들도 병원영안실앞에 ‘기간제 교사와 전교조 교사의 조문을 거부한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당사자들을 형사고발한 상태다.우선 죽음이라는 극단의 방법을 통해 자신을 알릴 수밖에 없었던 고인의 안타까운 심경에 대해 연민과 애도의 심정을 금할 수 없다. 하지만 서교장의 자살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논쟁은 지난 대선이후 본격 등장한 보수-개혁세력간의 또다른 대리전으로 비쳐지고 있다. 전
오피니언
충청리뷰
2003.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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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현 정부의 언론 정책과 관련해 한 공영 TV가 생방송 토론회를 가졌다.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일부 부처가 단행한 기자실 폐쇄, 취재 기자 방문 취재 불허, 일일 업무 브리핑제 도입 등 이른바 ‘언론 홍보 방안’에 대해 토론자들은 찬반 양론으로 갈려 한 치의 양보 없는 논리 대결을 펼쳤다.반대 쪽 토론자들의 주장은 현 정부의 언론 홍보 방안에는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자 하는 반민주적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이었는데, 이들이 제시한 논거들을 종합할 때 수긍 가는 대목도 적지 않았다. 찬성론자들의 주장은 전반적으로 반대 입장에 비해 논리적 섬세함이 돋보였지만, 일부 내용은 지나치게 이상적이지 않나 싶었다.문제는 이날 패널 참석자들의 면면이다. 정치권을 대표해 출연한 야당 의원은 해직 기자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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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리뷰
2003.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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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통령과 평검사들간의 토론회 이후 유행어가 생겨났다. ‘아버지인 대통령에게 대든 건방진 자식’ 또는 ‘안하무인이며 논리도 없이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사람’이란 의미를 지닌 ‘검사스럽다’이다. 이 신조어가 네티즌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면서 ‘검사 3년이면 부모 형제도 못 알아본다’는 속담(?)으로까지 확대됐다.또 몇년 전엔 모 TV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장진구만도 못한 놈’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이 드라마에서 ‘장진구’는 교수라는 직업을 내세워 지극히 권위적이며 속물 근성을 유감 없이 발휘한 남자 주인공이었다. 따라서 ‘장진구만도 못하다’는 말은 지칭대상의 사람이 얼마나 권위적이고 속물인가를 간단히 대변하는 유행어가 됐다.이런 유행어는 한 시대를 상징하는 언어로 단순히 웃어 버릴 수만은 없
오피니언
충청리뷰
200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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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충북지역본부는 지난 9일 도내 전 시·군의 기자실 자진 폐쇄를 요구했다. 그 후 시·군 출입기자들은 물리적 충돌을 피한 채 자진 철수 형식으로 기자실 폐쇄에 응했다. 충주시의 경우는 당초 공무원노조에서 기자실 필요성을 들어 기자실 유지를 원했지만 타 시·군의 분위기를 고려, 출입기자들이 자진 철수를 결의함으로써 전 시·군의 기자실이 폐쇄됐다. 다만 광역단체인 충북도가 그대로 기자실을 유지시킨 채 전국적인 상황 또는 정부의 취재 응대 시스템 대책 마련을 지켜보고 있다. 이렇듯 기자실 폐쇄에 대한 문제는 기자들도 ‘대세’로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기자실 폐해에 대한 국민들의 개선 요구’에 수긍하고 있으며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볼수있다. 그리고 그 대안은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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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리뷰
200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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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에서 화장장 설치를 위한 시민공청회를 알리는 공문을 보내왔다. 참가대상은 각계관계자와 시민단체, 대상지역 주민과 청주시민들이었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화장장 설치 결사반대 현수막이 눈에 띄고 인근지역주민들이 나누어주는 유인물이 배포되었다. 청주시에서는 전국의 화장장을 녹화하고 조사하여 영상자료를 만들고 대상지역주민과 시민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의 모습이 역력하게 보여졌다. 과거의 일방적인 공청회와는 많이달라진 모습이었다. 지난번 모 공청회에 참석했다가 크게 실망한 이후 관료적인 공청회를 대화와 이해를 유도하는 공청회로 바꾸어주기를 바라는 글을 기고한 적이 있었다.이날의 공청회는 전문가를 초빙 외국의 경우를 설명하며 변화하는 장묘 문화를 받아들여야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방청석을 향한 여론수집에는 속기록을
오피니언
충청리뷰
200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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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슬프다. 2003년 3월 남한이라는 국민국가의 대통령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하고 또 참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왜 고심이 없었을까만 이 놀라운 소식은 우리를 낙담에 빠뜨려 버렸다. 명분이 없기 때문에 ‘더러운 전쟁’일 수밖에 없고 패권적이기 때문에 ‘야비한 전쟁’일 수밖에 없다. 명분이 없다는 것은 국제법의 동의를 거치지 못한 침략전쟁이라는 뜻이고 패권적이라는 것은 패권을 확장하기 위한 미국의 이기적인 정벌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약육강식(弱肉强食)과 우승열패(優勝劣敗)의 야만적 정글 법칙만 남게된다. 힘있는 자는 정의를 만들고 약한 자는 부도덕하게 되는 것이다. 남한의 국군 통수권자는 파병의 명분으로 ‘국익을 위해서’라는 방패를 꺼냈다. 그 말도 맞다. 현재 남한은 미국의 요청을 거절할 만
오피니언
충청리뷰
2003.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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